▲ 법학박사, 시인, 前하동경찰서장

소학언해(공자가 제자인 증자에게 해주신 말씀)에 신체발부는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신체와 터럭과 살갖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뜻이다.

조선 중기 문신인 정철의 훈민가에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셨다면 이 몸이 살 수 있을까. 이 하늘 같은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까`라는 구절이 있다. 또 '낳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니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어머니 마음의 노래를 부르거나 듣곤 했다. 지금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어버이날이 엊그제 지났다. 어버이날은 본래 영국, 그리스의 풍습 즉 사순절의 첫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데서 비롯되어 1914년 미국의 제28대 월슨 대통령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부터 정식기념일로 지정해 내려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국무회의에서 해마다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정해 계속 이어오다가

1973년 어버이날로 개칭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해 오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어머니'라고 한다.

탈무드에서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보냈다'고 한다. 어버이날은 이렇듯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지금 아버지의 자리는 어떤가 생각해 본다. 중국,일본에서는 아버지의 날을 별도로 5월 셋째 일요일로 하고, 미국의 경우는 6월 셋째 일요일로 정하고 있다.

이 시대 우리 아버지는 명예퇴직등 사회적으로 힘들어 하고 가정에서도 일식이, 이식이 하며 설 자리를 잃은 모습, 경로당에서 마져 어머니들의 기세에 밀려 주변을 맴도는 신세로 전락해 아버지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에 문제되는 학폭문제도 아버지의 권위 상실과 아버지의 부재가 큰 원인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버이날을 맞아 무섭고 엄했지만 자식 위해 일생 바친 아버지를 생각하며 시한수 적어봅니다

​*앞산 언덕 연한 삐비 돋아나는 이맘때면, 짐벗고 쉬고 있는 아버지를 그려봅니다.

​첫닭 울기전 어둠지고 논밭으로 나간 이유 지금은 알았습니다

객지 나간 자식 위해 새끼줄 묶은 쌀푸대 둘러 메고 검게 탄 얼굴로 불쑥 찾아와 부끄럽던 기억 한없이 후회합니다

​줄줄이 달린 자식 논마지기 마련 위해 엄동설한 소쿠리에 담은 서릿발 같은 보리밥으로 허기 채우시며 간척지 노가다의 아픈 사연 눈물 납니다

​술치러 나온통에 누룩까지 노심초사하며 그렇게 좋아하던 막걸리 한사발 내손으로 대접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걸립니다

​뒷산 고갯마루 뻐꾹이 슬피우는 이맘 때면 무섭고 엄했지만 자식 위해 일생 바친 아버지 그립습니다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