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온﹡오프라인 소식통들을 눈여겨 보고 귀담아 들으면, 다수의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물론, 문재인 당선인의 상기된 얼굴에서 술술 쏟아 내었던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그 약속들을 곱씹는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를 꼭 만들겠습니다,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나라 꼭 만들겠습니다, 국민만 보고 바른 길로 가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당당한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열변을 토하던 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작금에는 날선 비판들을 쏟아내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의미 심장한 쓴소리를 내뱉음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보수의 텃밭 경남에서 선거의 귀재라는 김태호 후보를 물리치고 당당하게 당선의 영예를 않아 한껏 들떠서 “실용과 변화, 소통이라는 도정 운영의 원칙을 세워서 경남도정을 준비 단계에서부터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나가려고 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었다.

또, “서부경남 KTX는 정부로서도 반드시 해야 할 국가균형발전 정책이고, 위기의 경남경제와 제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것이며, 경남에서도 어려운 서부경남지역에 인프라 투자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고 국가 경제를 지키는 것은 정부의 임무다”라고 역설했다.

덧붙여, “일방적으로 폐쇄된 진주의료원은 예방부터 치료까지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경남 공공의료체계 확충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며, 의료취약지인 서부경남에 혁신형 공공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말 한마디에서 당초부터 결론은 내려져 있었던 것이다.

최근 김경수 도지사는 서부경남 공공의료시설 마련을 위한 ‘다소 형식적이지 않았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공모를 해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부지와 남해군 남해대교 노량 주차장 인근, 하동군 진교면 진교리 산27-1 일원 등 응모한 3곳의 후보지에 대한 평가를 벌였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수가 없지만, 지역사회에 떠도는 풍문에는 해당 평가위원들 가운데 다수가 옛 진주의료원 관계자들이라는 말들이 점차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 김경수 지사는 당초부터 진주 의료원을 부활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했었는데도 정작 서부경남지역에서 가장 의료 환경이 취약한 곳으로 손꼽히는 하동군과 남해군 두곳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들러리를 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평가위원들의 평가 결과라지만 김 지사는 “접근성과 인력확보, 의지 및 계획, 환경 특성, 건축 용이성 및 확장성, 의료취약성 개선 효과, 주민 참여 등 7개 분야 12개 세부 항목에서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이 최고점수를 받았다”고 답안지를 읽기만 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김 지사의 결정이 끝나기 무섭게 경남도는 1순위 부지로 선정된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대상으로 설립 운영계획 및 타당서 조사 용역을 8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고, 곧바로 지방의료원 설립 심의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이후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설계 공모 등을 거쳐 2023년도에 착공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구태여 따지지 않아도 진주시는 대학병원을 비롯해 대형 병원들이 즐비해 서부경남지역중에서도 심각하게 차별을 받고있는 하동군을 비롯해 남해군 등 타 지역들과는 뭐하나도 감히 비할바가 못된다. 적어도 응급 의료시설이 없어서 환자가 길거리에서 사경을 헤매는 그런 참담한 경우는 벌어질 일이 없을만큼 나름 탄탄한 의료기관들이 준비가 되어져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김 지사의 선택은 그 누구와 별반 다를바 없이 아홉 개를 거머쥐고 있는 지역에 하나를 더 보태 10개를 채워 주었다.

그동안 오랜 세월을 경남도가 도외시한 결과로 같은 도민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생명까지 길거리에 버려질 처지에 놓이게 된 지역들에 대해 조금의 惻隱之心도 없는 것 같다.

때문에 김경수 지사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대하던 쪽박 하나까지도 얻지를 못한 나머지 서부경남 도민들은 “이게 그렇게 큰소리 치던 지역 균형발전이냐?”라고 묻는다.

사실이지 사람의 운명이 좌우될 만큼이나 하동의 군민들이 간절하게 필요로 하고 있고, 어느 지역의 후보지 보다 하동군 진교면 후보지는 남해고속도로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해당 부지가 경남도 소유로 부지매입 절차 없이 착공할 수 있는 데다 배후 부지를 보유해 의료복합센터 구축이 가능한 등 아무리 따져도 최적의 조건이 분명하다.

더구나 하동군에 하나있던 새하동병원 마져도 부도로 쓰러지는 바람에 응급 환자들이 영호남 사이의 갈림길에서 애간장을 태워야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해진 하동 사람들의 응급 의료시설에 대한 절박함이란 이루 말할수 없다.

그런데도 눈에 뻔하게 보이는 이같은 상황을 모를리 없는 경남도가 진주시를 구태여 선정하였다는 것은 형식과 타성을 버린 행정적 입장보다는 어쩌면 정치적 고려가 앞선것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대한민국 역대 정권들에서 여지없이 그래왔던 것처럼 ‘정권이 바뀌면 정치도 바뀔것이라’던 그 약속(?)은 그저 반복 되어진 또한번의 대국민 사기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