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여러분 추석명절 잘보내십시오”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원래 명절은 온 나라가 즐기기 때문에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신라 유리왕 때 왕실 여자들이 6부의 여자들을 두패로 나누어 길쌈 내기를 해서 8월 보름에 진 쪽이 술과 음식을 대접하면서 음악과 가무를 즐겼는데 이를 가배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추석의 기원이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므로 당시의 추석은 길쌈으로 추운겨울 나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는 의미와 음식으로 풍성한 추수를 즐긴다는 두가지의 의미가 겹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시작된 추석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대명절로 자리 잡았다.
추석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차례와 성묘일 것이다.
기제는 1대조의 조상을 기리는 제사이고, 차례는 4대조까지의 조상을 기리는 제사이다. 제사는 종교적 의미도 담고 있지만 그것이 가지는 사회 문화적 의미도 간과 할 수 없다. 고대에는 제정일치 사회에서 대부분 왕이 제사상을 겸하고 있었다.
제사를 통해 국가의 통합성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제사의 이런 기능은 무시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특정한 경우 왕이 제사장의 기능을 수행 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가문의 권한이 왕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가문의 조상을 섬기는 제례도 보편화 되면서 제례의 분화현상이 발생했던 시기였으며 유교의 주자가례가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인구의 이동이 극히 제한된 정착형 농경 사회로 가문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컸기 때문에 가문의 제례를 통한 결속이 아주 중요시 되던 시대였다.
지금도 여전히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것은 수백년동안 지속되어 온 조선의 풍습이 아직도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과거 조선의 정착 형 농경사회를 탈퇴한지 오래이기 때문에 가문의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가부장적 권위는 현저하게 약화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추석의 제사적 기능은 형식화되고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일어난 이촌향도의 현상을 잘 반영하는 귀성 행렬이 지금의 추석의 주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 또한 개인주주의 발달로 고향으로 가서 부모와 친지들을 만나기보다는 개인적 휴가를 즐기는 풍토로 변모해가고 있음이 현실이다.
그럼 정치인들에게 추석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민족의 대 명절은 여론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로 간주하고 있다.
요즘 민주당에서는 조국 장관후보의 청문회를 빨리 치르려 하고. 자유한국당은 청문회를 지연시켜 진행 하려는 것도 추석민심을 유리한 쪽으로 돌려보고자 함이 다분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여론의 향방을 잡아 보겠다는 발상은 이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
과거 정보이동이 제한된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 했었겠지만 이젠 SNS가 발달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유통되는 지금시대에는 추석민심의 중요성은 과거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으로 본다.
사회가 급격히 변모해 가는데 비추어 추석의 풍속도 만큼 요즈음 사회현상을 잘 반영하는 것 또한 찾기 어렵겠지만 추석하면 고향이라는 등식은 그래도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고향이란 무엇일까?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줄 것 같은 곳이 고향이 아니겠는가.
이번 추석에는 고향의 의미를 더 새기면서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는 포근한 가족애를 맘껏 느꼈으면 한다.
아무리 사회가 삭막해져도 최소한 힘들 때 돌아갈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바로 그곳이 우리 모두의 고향 아닐까?
추석명절에 해외등지로 휴가를 떠나기보다 고향을 가슴속에 간직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