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방영이 되었던 어느 TV드라마에서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여학생이 단순한 갑질을 넘어 온갖 횡포를 서슴치 않던 대기업과 그에 무기력하게 끌려만 다니는 하청업체인 해당 편의점 사장 등을 향해 던지던 뼈있는 한마디가 그렇게 멋질수가 없었다.
금품으로 또는 협박으로 가진 자들과 쥔자들, 그야말로 힘 있다는 어른들의 온갖 회유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쫓겨나면서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어쩌면 작금의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진 그 한마디는 ‘어른보다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이 더 많다’였다.
참으로 옳은 ‘애 어른’ 같은 어린 여학생의 한마디였다.
요즘 제 밥값은 커녕 나이값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도 참 많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위치나 자리, 생활과 습성, 상황이나 처지 그 어떤 경우에서 따져서 보더라도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이 不知其數다.
그저 돈이라면 환장을 하고, 권력이라면 사족을 못쓰면서 공짜라고 날름날름 나이만 얻어서 처먹은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을 하였지만, 어느 특정한 부분에서 뿐만이 아니기에 하나를 딱 꼬집어 말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적당한 때만되면 정치꾼들이 벌려놓은 판이나 기웃거리는 양아치 같은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 공직자 등을 협박 내지는 구슬려서 공사 중개업자(?)로 나선 버러지 같은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 지역에서 자신이 무슨 해결사 쯤 되는냥 자아도취(自我陶醉)에 빠진 코흘리개 같은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 제 눈에 든 큰 들보는 보지를 못하면서 남의 눈에 든 작은 티는 찾아서 그것을 허물로 삼으려 드는 파렴치한 같은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 등.
지극히 소수가 다수를 욕먹게 하는 그런 형국이지만 우리 지역이 이렇고, 이 사회가 그렇게 썩었다.
어디 그 뿐이던가, 그기다 이같이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에 빌붙어 또 ‘개평’이나 얻어 먹으려는 사뭇 덜떨어진 사람들까지 있으니 이들은 어떻게 칭해야 할까.
이처럼 구석구석이 오염과 매연으로 뒤덮힌 도시의 한복판에 첫발을 디딘 천진난만한 여학생의 눈에비친 이 세상은 그야말로 ‘어른보다 나이만 처먹은 사람들이 많다’고 충분히 그럴만 했을 것이다.
며칠 전, 건설업에 종사하는 어느 친구를 만났더니 하는 말인즉, ‘공사를 하는 현장에 (나이만 처먹은 사람)아무개가 와서는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면서 금품을 요구해 몇푼 쥐어 주었더니 적다는 듯 “내가 거지냐?”며 던져 버리고 가더라’고 했다.
이렇게 ‘나이만 처먹은 소수 사람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는 것은 ‘다수의 우리 어른들’이 당당하게 나서거나 반드시 해야할 숙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