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7일 실시된 일본의 통일지방선거에서 홋카이도 지사에 당선된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38) 전 유바리(夕張) 시장의 이야기다. 홋카이도는 과거 ‘민주당의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당세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자민당의 추천을 받은 스즈키 전 유바리 시장이, 5개 야당이 연합해 지지한 경쟁자를 누르고 전국 최연소 지사에 등극했다. 지난 2011년 선거에서 그가 전국 최연소 시장으로 유바리에서 당선된 지 8년 만이다. 스즈키는 일본에서 ‘재정 파탄과 싸우는 유바리의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본 유바리시는 일본 최고의 탄광을 가진 도시로 부자 동네였다. 1960년에는 인구가 11만여명으로 홋카이도에서 7번째로 큰 도시였다. 세계 에너지정책이 석유로 바뀌면서 석탄산업은 몰락했다. 24곳이던 탄광이 90년대에 문을 닫았다. 유바리시는 자구책으로 ‘관광’ 카드를 꺼내들었다.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관광도시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빚을 내어 탄광이 있던 자리에 스키장과 리조트, 놀이공원을 지었다.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연간 수십만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방문객들은 금방 싫증을 느꼈고, 새로운 콘텐츠가 없자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러자 유바리시는 10억엔을 들여 영화관을 세웠고, 국제 영화제를 기획했다.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열면서 연간 3만명의 영화 매니아들이 모여들었다. 
이것도 반짝 효과였을 뿐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은 줄었지만 유바리시는 교통비,숙박비등을 지원하여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세금’으로 방문객수를 채운 것이다. 결국 유바리시는 2006년 재정규모의 8배에 달하는 353억엔 규모의 빚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8년간 분식회계를 한 것이 드러나 끝내 파산했다. 2017년 현재 남은 빚은 220억엔(2천300억원)이다. 이 도시는 빚을 갚기 위해 1시간에 26만엔(2천600만원)꼴로 갚아 나가고 있다. 유바리시는 이를 갚아나가기 위해 세금을 올렸다. 하수도요금이 1천엔(1만원)가량 올랐고, 자동차세가 연 7천엔(7만원)에서 1만엔(10만원)으로 올랐다. 쓰레기 수거, 처리비용에 세금이 붙는 등 모든 세금이 치솟았다. 
예산절감을 위해 인건비를 줄이는 상황도 발생했다. 시장 월급은 70% 삭감됐다. 일반 공무원들도 40% 깎였다. 300여명에 달하는 공무원은 현재 100명도 채 안된다. 
더 심각한건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이었다. 도시가 파산에 이르자 학교들이 통폐합됐고, 학교가 없어 학생들은 1시간여 거리를 통학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자 인구가 줄어들었다. 전성기에 12만에 달하던 인구가 1만에 채 못미친다
생산성이 없을 뿐더러 교육 환경도 나빠지자 아이를 둔 젊은 층이 유바리시를 떠났다. 경기 침체를 거듭하면서 가게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유바리는 좌절하지 않았다.
매년 260억원의 빚을 갚아가면서도 젊은 시장 스즈키 나오미치를 중심으로 살기좋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콤팩트시티, 모여사는 도시를 추진하여 다시금 미래를 이끌어내고 있다. 1981년생인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시장은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출신이다. 
고교 재학 중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이삿짐센터 직원과 건설노동자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 진학을 단념하고 도쿄도 직원 채용시험에 합격해 1999년 입사했다. 이후 호세이(法政)대 야간 법학부에서 지방자치를 전공했다. 대학에선 복싱부 주장을 맡았고, 도쿄도청에선 주로 복지국에서 근무했다. 
27세이던 2008년 1월 재정 파탄 난 유바리 시에 파견돼 2년2개월 근무했다. 유바리 국제영화제가 열리자 지역 특산품인 멜론의 향을 첨가한 멜론 팝콘을 직접 고안해 히트를 쳤다. 2009년 3월 도쿄도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1년으론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스스로 파견기간을 1년 연장했다. 
이후 ‘유바리 재생 시민 앙케트 실행위원회’를 발족시켜 시 재생을 향한 시민의 목소리를 규합했고, 유바리를 방문한 중앙정부 고관의 차에 동승해 20여 분에 걸쳐 그 결과를 설명한 일이 큰 화제를 낳았다. 2010년 3월 그가 도쿄도로 복귀하던 날 수많은 유바리 시민이 시청 앞에 나와 노란색 손수건을 흔들며 “꼭 다시 돌아오라”고 요청했다. 
그해 11월 유바리시의 젊은 층으로 구성된 ‘시장 선거를 통해 유바리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의 요청을 받고 시장 출마를 결심했고, 2011년 4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됐다. 그런 그를 이제 훗카이도가 인구감소와 지역낙후등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불러낸 것이다. 
갈사와 대송산단의 지지부진과 이로인한 수천억의 보증채무. 그럼에도 이를 위기로 느끼지않는 무감각이 팽배하다. 
인프라 중심의 관광정책, 타켓이 없는 관광전략등이 일본 유바리시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많은 우려를 낳게 한다. “지역미래는 지역주민들이 책임을 지고 지역문제는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지역의 미래와 발전 그리고 현안들의 해결에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군수가 군의원이 모두 해결할테니 너희는 따라오라는 발상은 참으로 위험하다. 하드웨어 중심 관광정책이나 대규모 시설투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관리유지비용 뿐만 아니라 내용을 채우고 매번 새롭게 갱신해 나가지 않으면 금방 진부해지고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쉽게 멀어져 결국은 지역주민 부담으로 남게 된다. 
우리는 지난 과거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개발사업이라도 군민과 소통하지 않고는 독단 독선에 흘러 결국 실패하고야 만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시금 일본 유바리시를 생각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