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동 쌍계사를 지나 한 십리 못미친 곳에 의신에서 내려오는 한가닥 물길이 칠불에서 내려오는 또 다른 물과 머리를 맞대니 이곳이 ‘화개두물머리’이다. 
사람들은 이곳을 일러 ‘신흥삼거리’라 하기도 하고 ‘삼신동 三神洞’이라고도 한다. 
신흥삼거리는 지금의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고, 삼신동은 의신, 영신, 응신의 세 절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려졌다고 한다. 
외로운구름 최치원이 동네 입구 바위에 三神洞이라 새긴 것이 지금도 남아있다. 
의신의 물이 대성의 물과 합수하여 다시 칠불의 물과 그 머리가 만나는 이곳 두물머리는 역사가 켜켜이 쌓이고, 유불선의 뛰어난 인물들이 그들의 자취를 한껏 남겨놓은 인문의 플랫폼이다.
AD101년에 ‘쇠바다金海’의 장유화상이 7왕자를 데리고 합천 가야산을 거쳐 이곳 두물머리에서 왼쪽 골짜기로 찾아들었다.
그러자 쇠바다의 왕 수로가 왕후 황옥을 데리고 아들들을 보러 이 골짜기에 들어서면서 두물머리의 역사와 인문이 시작되었다.
자식들을 만나러 왔던 수로는 그가 거쳐간 곳 마다 흔적을 남겼다. ‘범왕’,‘대비사’, ‘대궐터’, ‘침점’,‘대비포’등의 지명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지금까지 전하여 오고 있고, AD103년에는 아들들의 성불을 감사하기 위해 운상원 그 터에 칠불사를 지었다.
그렇게 지어진 이천년 고찰 칠불에 구들도사 담공, 옥보고, 초의, 부휴선사, 김정희, 정약용등 수많은 선비들, 심지어는 여순반란의 도망병까지 찾아들어 형형색색의 무늬를 남겼다.
AD189년 가야의 구들도사 담공이 백일동안 식어지지 않는 ‘아자방’을 만들어 세계건축사전에 등재되게 하였고, 악성 옥보고가 운상원에 올라 금법을 궁구하여 전하여져 오는 노래외에 새로이 30곡을 지어  속명득과 귀금에게 전했다.
신도수가 1천만이 넘는다는 한국불교 조계종은 그들의 종헌에 청허(=서산)와 부휴의 법맥을 계계승승한다고 밝혔는데 그 부휴선사가 칠불의 절에서 참나를 찾아 수행하고 제자를 길렀으니 한국 불교의 법통이 여기 칠불에서 이어진 것이라 그후 초의가 칠불에 들어 ‘동다송’을 짓고 쇠락했던 한국의 茶道다도를 크게 일으키니 조선중기의 큰 학자 추사김정희와 다산정약용이 칠불을 찾아 초의의 차맛에 ‘茶禪一味다선일미’의 경지를 얻은 곳이기도 하다.
근세에 ‘여순사건’의 주범 김지회 일당이 지리산으로 숨어들자 이를 토벌하기 위해 칠불사를 불태웠으니 통광이 다시 칠불을 일으킬 때 까지 폐허만 우뚝하였다. 
두물머리에서 오른쪽으로 따라 올라가면 의신골짜기가 나온다. 백두산의 기운이 백두대간을 따라 흐르다 지리산을 만들고 의신 계곡의 영신봉에서 다시 낙남정맥이 일어나 진주,마산등을 거쳐 김해에 이른다.
경남의 뼈대가 만들어진 곳이다. 나라의 큰 무당들은 모두 이곳에 온다하니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동네 이름은 옛날 의신조사가 세운 의신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西山서산이 입산하여 이곳 원통암에서 출가하고 내은적암등에서 수행하였으니 한국불교 조계종의 두 법맥중 하나인 서산문중이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두물머리에서 왼쪽은 부휴, 오른쪽은 서산이 나왔으니 여기가 바로 가히 불가의 성지이다.
물줄기를 따라 산록으로 난 길은 벽소령을 넘어 함양으로 가는 길이다. 조선조때 보부상들이 화개장터에서 소금과 해물을 지고이고하여 벽소령을 넘기전 여기 의신의 주막에서 배를 채웠으니 그들의 육자배기가 탁배기 한사발에 절로 나왔을 것이다. 
구한말 의병들이 잃어버린 국권을 되찾기위해 목숨바치며 싸우다 죽은 의병무덤이 의신 입구에 있다. 여순반란사건의 패잔병들이 이현상부대와 만나 처절한 빨치산 투쟁을 하여 수많은 양민을 괴롭히다 숨져간 이곳도 우리나라 현대사 의 비극이 잠든 곳이다. 
통일신라 말기 ‘외로운 구름’ 최치원이 이 두물머리에 들어섰을 때 만산은 홍엽이고 물은 차가웠다. 지팡이 꽂고, 귀 씻고 산속으로 들어가니 세상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간혹 청학을 타고 마실나온 것이 사람들 눈에 띄어 그렇게 전해져 온다. 그가 남긴 시 12수를 산중 노승이 발견하여 구례군수 민대륜에게 바치고, 민대륜은 다시 지봉 이수광에게 보내니 고운의 필적이 틀림없었다.
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 (동국화개동 호중별유천)/ 우리나라 화개동은 호리병속의 별천지라
고려때 이인로가 신선이 된 고운이 살고 있다는 청학동을 찾아 나섰다. 
“ 드디어 화엄사에서 출발하여 화개현에 이르러 신흥사에서 묵었다. 지나는 곳마다 선경이 아닌 곳이 없었다. 천만 봉우리와 골짜기는 다투듯 빼어나고, 다투어 흘렀다. 대울타리와 초가집이 복숭아꽃 살구꽃에 보일 듯 말듯하니 거의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청학동은 끝내 찾지 못하고 바위에 시를 남겼다.“이곳 두물머리에서 시작된 청학동찾기는 실패로 끝나지만 그는 파한집이란 책을 지어 청학동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그 이후 고려 조선의 수많은 선비, 문인들이 청학동을 찾아 지리산 유람에 나섰다.
점필재 김종직, 남명 조식, 미수 허목등이 이곳 두물머리에서 불일폭포로 이르는 곳곳에서 글을 쓰고 시를 남겼다.
두물머리에서 섬진강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쌍계사가 있다. 진감선사가 지었고, 우리나라 조계종 8대총림의 하나인 대찰이다. 
국보와 보물이 10여점이나 있다. 보물중에는 최치원이 왕명을 지었다는 ‘진감선사대공령탑비’가 대웅전 뜨락에 자리잡고 있고, 금당에는 동방 선의 시조 6조 혜능선사의 정상이 모셔져 있다. 쌍계사 입구에 큰 바위가 두 개 있는데 쌍계석문이다. 최치원이 지팡이로 쓴글로 철장서라고 부른다.
구한말 매국노 이완용의 이름도 새겨져 있는데 어느핸가 쌍계초등학교 여교사가 똥물을 퍼부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유불선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는 두물머리.
단연코 우리나라에 이만한 곳은 없다. 다듬지않아도 보물이지만 이젠 이야기들을 잘 꿰어서 진주목걸이로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