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베트남 하노이로 쏠리게 한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는 어떤 규칙이 있었을까 ? 
트럼프는 북한이 입고 있는 군복을 벗으면 따뜻한 새 옷을 주겠다고 하고 김정은은 트럼프가 옷만 벗겨 알몸을 만들어놓고 약속한 옷은 주지 않고 호두머니 속에 든 핵을 빼돌렸다고 매를 들지 않을까 의심하는 것 같다. 
1분도 아깝다는 김정은과 바쁠 것이 없다고 느긋한 트럼프를 보면 균형이 맞지 않는 저울로 흥정을 하면서 시키는 대로 해야 달라는 것을 있는 것을 줄 수 있다고 트럼프가 갑질을 하는 것 같다.  
복싱과 레슬링이 싸움이 아니고 스포츠로 인식되는 것은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도 규칙이 있어야 한다. 협상에서의 규칙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주고받는 것이 균형을 이룰 때 합의점을 찾는다. 
자공이 공자에게 식량과 군사와  백성 중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겠습니까 ? 라고 물었다. 
공자는 “군사를 버리라”  
다음은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 “식량을 버려라” 라고 했다. 
공자는 백성이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뢰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중요하지만  국민과 국가,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에 “단계적 제재 해제”로 응수하는 북한을 보는 미국의 시각은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 협상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미국의 시각을 바라보는 북한은 굴복을 강요 하는듯한 미국의 태도는 북한의 최고 존엄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북한을 견디기 힘들게 한다고 보는 것 같다.
북한이 동창리 일대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으로 응수하는 것이 회담결렬에 대한 단순한 불만 표시인지 “미국이 인내심을 오판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공언 한 것을 실천하는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간의 핵협상은 이미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실패와 우여곡절로 점철돼왔다. 
1986년 10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도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핵무기 감축을 위한 2차 정상회담을 했으나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14개월 뒤인 1987년 12월 워싱턴 3차 정상회담에서는 사거리 500~5500㎞ 지상 발사 미사일을 모두 폐기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서명해 탈냉전의 의 계기가 된 것을 보면 이번 회담 결렬도 북핵 문제해결의 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손자병법에 보면 “上下同欲 勝” (같은 꿈을 꾸면 이루어 진다 )이라는 말이 있다. 
남북한과 미국은 같은 꿈을 꾸는가 ? 
동상이몽 ( 同床異夢 ) 인가 ?
봄이 시작되자마자 연이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길을 나서기가 무섭다.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생명의 부활을 약속받은 찬란한 계절에 생명이 깃들지 못하는 기술문명에 갇힌 인간성을 빗대어 꽃이 피고 생명이 약동하는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우리가 기다리는 봄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희뿌연 하늘이 아니라 매화향이 날리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푸른 들판을 걷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