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이종수(시인)

올해는 하동에 공의원이 설치되고 서양의학이 들어온 지 100년째 되는 해이다.
새해 벽두부터 하동에 유일하게 응급실이 있는 새하동병원이 문을 닫아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인근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새하동병원은 1998년 11월 6일 97병상 규모의 하동병원으로 개원하여 2005년 120병상, 2007년에는 183병상으로 늘려 운영해 왔다.
지난해 8월 24일 100병상 규모의 병동과 365안심병동에다 24시간 진료체계를 갖추었다는 
자랑과 함께 개원했던 새하동병원이 지난 1월7일 경영난으로 휴업신고를 한 것이다.
윤상기 군수는 기관단체장, 병원관계자,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개원식에서 축사를 통해 “농촌의 열악한 의료현실에서 군민의 의료복지 서비스 증진을 위해 새하동병원을 신축 개원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공의료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의 역할을 다해 군민의 건강지킴이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군민의 축하 속에 출발한 새하동병원이 개원한지 4개월 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분만시설을 갖춘 하동군민여성병원이 문을 연데 이어 새하동병원의 신축개원과 향후 요양병원까지 들어서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편적 의료복지가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하던 군민들의 기대를 새하동 병원은 휴업이란 결과로 실망을 안겨주고 말았다. 
신축한지 4개월 만에 간호사들의 월급도 주지 못할 만큼 경영이 악화되어 휴업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병원장의 마음은 찢어지게 아프겠지만 병원장의 아픔보다 군민들의 실망의 크기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업이 문을 닫으면 경제를 어렵게 하지만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문을 닫는 것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개원한지 4개월 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병원이라면, 자기 몸이 병들어 썩어 가는 줄도 모르고 좋은 옷만 사놓고 입어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  
이 지경까지 이르도록 내버려 둔 새하동병원장의 양심에 X - Ray라도 찍어보고 싶다.
올해는 하동에 신식 의료기관이 들어선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1919년 3월 하동읍사무소 뒤편(하동읍 서동 옛 경찰서장 관사 위치)에 여경엽씨가 부지를 기증하여 공의원을 개설하고 일본인 의사 아끼모도 세이소(秋本正造)가 진료하였다.
이어서 강석근 의사가 대동의원을 개설하여 군민을 진료하였으며 1930년 경성제대 출신 최상욱 의사가 하동의원을 개업하였다. 
공교롭게도 서양식 의료기관이 들어선지 100년째 되는 새해 벽두에 새하동병원 응급실 폐쇄소식을 들어야 하는 군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하동군은 “예산 6000억원 시대에 맞는 주민 안전과 의료 행정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인구 증대는 공장이나 산단 조성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주민 복지와 교육, 의료 환경이 갖추어 질 때라야만 인구 유입도, 신생아 출생도 가능하다”고하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행복한 군민, 튼튼한 하동”이란 군정구호가 부끄럽지 않은 하동이 될 수 있도록 조속히 응급의료기관이 설치되어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행정과 군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