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들이 다양하고 풍족한 곳에서 구입을 해야만 좋은 물건을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내 입맛대로 마음까지 편하게 구입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라는 뜻의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이 있다.

상당수의 하동사람들은 쇼핑(shopping)을 하거나 마음먹고 시장을 볼 경우에는 웬만하다면 광양, 진주, 순천 등 인근의 도시지역을 이용한다.

그들에게 ‘구태여 멀리까지 가서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느냐?’라고 물으면 저마다 망설임 없이 ‘좀 멀기는 해도 왔다갔다 기름값 빠지고 더 좋은 물건을 편하게 구입할수 있는데…’라고 말한다.

조금도 틀린말이 아니다.

어떠한 여지도 필요가 없이, 분명한 논리이며 현명한 선택이다.

그렇다. 하동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어느 특정 지역을 막론하고 ‘(하동에서는)가격만 비싸고, 살만한 것이 없다’ 거나 ‘뭘 먹을까 따져서 보면, 먹을만 한것이 없다’ 또는 그 속뜻까지 알수는 없지만 ‘하동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쉽게 새어 나온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런데, 오는 6.13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각 정당들이 하동에서도 적당한 인물들을 물색하고 있는데 고르느라 상당히 애를 먹고있는 모양이다.

물론,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 연일 떠들어 대는 특정 정당이 어디서 인물난을 겪고 있다느니 하는 그런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아무튼, 이번 선거와 관련해 작금에 돌아가는 하동의 상황은 ‘(인물)넘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자라서 채워야 하는 아주 불행한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각 정당의 관계자들 보다도 하동의 정치판 요지경을 더 잘아는 군민들의 속이 100배는 더 답답해 보인다.

때마다 선거판에 나서는 인물들이 툭하면 ‘군민들의 머슴’을 자임(自任)하고 나서는데 번번히 군민들은 ‘일하는 머슴’을 본적이 없으니 그 속이 오죽하겠는가.

해마다 줄고 줄어서 인구가 적다보니 마땅한 인물 찾기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하동군의 인구가 13만선을 넘었을때 그때는 선거때가 되면 지역이 시끌벅적했고, 수요에 비해 넘치는 공급량(?) 때문에 군민들에게서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을 필요로 했다.

그러던 것이 농어촌 지역의 인구감소가 급속도로 진행이 된 지난 1980년대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선거에서 각 정당이나 지역에서도 공히 누구를 내세워야 할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오늘에 이르러 현실은 마치 마땅한 인물은 없는데 자리는 정해져 있으니 어쩔수 없이 채워야 하는 그런 지경에까지 이른 것 같아서 군민들의 속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격만 비싸고 살만한 물건이 없거나 먹을만한 음식 또는 장소가 없는 것’은 어떻게든 해결이 가능 하겠지만, ‘필요로 하는 자리에 앉힐만한 적당한 인물이 없다는 것’은 여간 골치가 아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하동사람들은 공히, 한치 앞도 제대로 내다 보지를 못하고 가격만 비싸고 정작 물건의 품질은 보잘 것 없는 것을 애써 구입하고는 결국 ‘쓸모도 없는 것을 괜히 비싸게 샀다’며 수시로 투덜거리지 않았던가.

그러나 어쩌겠는가. 기왕지사(旣往之事) 현실이 이렇게 된 것은 차치를 하고, 비록 조건이 나쁠지라도 오는 6월 13일에는 꼭 쓸만한 물건(?)을 골라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