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비 문 찬인

아! 지리산.
백두산이 한반도 의 등뼈를 타고 흘러 내려오다 뭉쳐져 만들어진 산이다.
그래서 산 이름도 한때는 두류산(頭流山)이라 불렀다.
흔히 태을선인이 기거하며 신선들을 다스린다 하여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한다.
금강산을 일러 봉래라 하고, 한라산을 일러 영주라 하며 지리산을 방장이라 하여 셋을 합하여 삼신산(三神山)이라 한다.
진시황 때 서시가 불사약을 찾아 다사강을 거쳐 서시천으로 올라가 방장산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었다 한다.
수많은 기인과 선인들이 지리산 아흔아홉 골 골골마다 그 흔적을 남긴지 수 천 년이 흘렀다.
고운 최치원이 세이암에 지팡이를 꼽고 청학동에 들어서서 신선이 된 이후 고운의 비결은 한유한에게 전해졌다.
낙노국 솔봉을 찾은 한유한(韓有漢) 선인이 섬진강 삽암에 자리를 잡고 후인들을 지도하기 시작한 때가 고려 최충헌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이다.
하동무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걸음에 산청 고은동으로, 두 걸음에 가야산 홍류동을 다니신 축지경공의 전설이 하동무림과 함께 시작된 것이다.

그러부터 일천여년이 흐른 지금 무림세계는 변천을 거듭하여 중국대륙의 중국방, 한반도 남도의 한국방, 한반도 북부의 북한방으로 각자 나뉘어져 끊임없이 서로 다투고 있었다.
하동무림은 한국방 아래 경남지단의 하동분타에 속한다.
특이하게도 한국방 맹주, 경남지단의 단주, 하동분타의 방주등 주요 인물은 매4년마다 개최되는 비무대회에서 우승하는 자를 선출한다.
어김없이 세월이 흘러 비무대회가 1년여 코앞으로 다가왔다.
또 어떤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 비무대회를 거머잡을 것인가? 세인의 관심과 호기심이 하동무림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3년전 독불일지공(獨不一指功)으로 천하를 장악한 하상기 방주.
그동안 하동무림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감히 도전자가 없으리라 여겨졌는데 벌써 2~3명의 도전자가 거론되는 모양이다.
하상기 방주는 그간의 독불일지공에 알프스신공을 결합시켜 ‘천상일원공(天上一元功)’이라는 초절정의 무공을 만들어 내어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지난 3년동안 지역무림 구석구석에 심어놓은 현직의 프리미엄 또한 만만치 아니하여 재선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지역무림에서 이야기들 하고 있지만 1년 후의 세상일은 우찌 알 것인가?

하상기방주가 속한 자유당은 명문세가를 중심으로 무공을 발전시켜온 방파이다.
하상기방주의 가장 큰 경쟁자 역시 같은 자유당 소속이다.
3년전 대대로 내려온 가전신공인 형제장풍으로 하상기방주와 피의 혈투를 벌였던 옥면공자 악이정도 다가오는 무림대회를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같은 자유당이지만 계열이 서로 다른 두사람.
하방주는 한국방 맹주선거에서 석패한 호언장담 준표거사의 측근이고, 옥면공자는 한국무림 원로원 여상장로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다.
자유당내에서의 예선 비무는 두 거물의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옥면공자는 내공이 부족하여 지난번 비무에서 패배한 것을
명심하여 절치부심 내공수련에 전념한 결과 내공수위가 거의 이갑자에 이르렀다고 한다.
자유당 예선비무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전패신공을 앞세워 하동무림을 개벽하려 했던 전이영당주는 비무대회 출전여부가 확실치 않다.
하동무림 상계를 장악한 그의 의중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옥종 사림산에서 유가기공을 12성 대성하고 경남지단에서 수석장로로 근무 중인 하승수자 역시 비무대회 출전여부가 불명확하다.
측근들을 통해서 출전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메시지가 던져지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중 한사람이라도 출전한다면 자유당 예선비무의 승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될 것이다.

암본재인을 한국방의 맹주로 당선시킨 민주당.
하동 당사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권당이 되었으니 무림대회에 아무나 출전시킬 수는 없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자니 무공수위가 만만치 않은 인물들은 민주당 간판의 출전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3년 전 출마했던 갈화설리공의 용강공자 김종이 또 다시 출마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9전10기공의 명우도사가 10전11공을 앞세워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번에는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전언이긴 하지만 종래 출전했던 후보들로 결국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무림주변의 분석이다.
항간에서는 하동신공을 대성중인 도비거사가 대안으로 나설 것이라는 풍설이 돌고 있으나 1년 후의 일을 누가 알까?
청암에서 삼성신공을 수련하여 하동무림 원로원 의원으로 있는 학봉도사도 출마여부를 이리저리 재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태산은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네편 내편으로 나뉘어 무림대회를 치룬지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그간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하였고 우리의 선택은 항시 옳았다.
인근의 어디처럼 군수가 잡혀간 일도 없고, 법위반으로 보궐선거를 치룬 적도 없다.
우리는 뛰어난 군민들이다.
다가오는 하동무림대회도 항시 그래왔듯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년 후 하동무림대회는 누구를 선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