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녀들이 살아 갈 미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요구될까? 자녀의 장래를 생각하는 부모라면 한 번 쯤은 이런 의문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우리 사람이 살아 온 세월과 살아 갈 시대를 인간의 역할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보자.
원시 시대부터 농경 사회까지는 인구가 중요했다. 먹을 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풍요롭다는 뜻도 된다. 곡식을 심을 땅은 있으니, 사람만 있으면 씨를 뿌리고 경작을 해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숫자가 많은 집단이 적은 집단에 비해 우월해진다. 그러니 아이를 많이 낳는 부모의 다산성이 중시된다.
산업 사회가 되면서 인력이 중요성에서 단연 부각되었다. 공장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생산성 있는 노동력, 즉 인력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사회를 이끌어 가는 핵심 요소였다.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깊고 오랜 갈등의 한 복판에 있는 것도 노동력이다. 이 사회에서는 다산성보다는 아이를 적당히 낳아, 노동력 있는 일꾼으로 만드는 것이 부모의 주된 과제였다.
지식 정보 사회라는 요즘에는 인재가 사람들의 입에 주로 오르내린다.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라 하니, 지식 정보 사회라는 이름에는 걸맞다. 사회의 바탕은 여전히 노동력에 의해 지탱되지만, 변화를 이끄는 주도 세력이 그렇다는 것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외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아이를 많이 낳아도 똑똑하게 키워 재주꾼으로 만들자는 의식이 강하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어떤 사회가 될까? 많은 사람들이 문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는데 동감한다. ‘문화사회’가 곧 다가올 미래의 특징이 될 것이다. 그것을 미래라고만 할 수도 없다. 이미 문화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문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격일 것이다. 문화는 인구수나 노동력이나 학식이나 능력보다는 품격, 정신적 특성, 의지, 인성, 가치, 의식, 감성 같은 요소들의 영향을 더 받는다. 그러한 요소들은 인격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요소들이 인격을 만들고, 인격이 그런 요소들을 좌우하는 것이다. 진정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녀들을 일꾼이나 재주꾼보다는 인격자로 만들고 싶어 할 것이다.
간략하게 나눈 이러한 구분이 도식적일 수도 있다. 인격만 해도 그 중요성은 공자의 시대에도 강조되었고, 예수와 석가의 시대에도 그랬고, 농경 사회와 산업 사회와 지식 정보사회라는 이름으로 나뉘었지만 그 어느 시대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구수, 노동력, 학식, 능력 등이 문화 사회를 비롯해 모든 시대에 필요한 것도 물론이다.
다만 특정 사회에 각각의 특성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마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산업 사회에서 노동력이 중요시된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사회가 되면 중요성을 따질 때 인격이 다른 그 무엇보다 커진다는 뜻이다.
현재의 지식정보 사회에서도 이미 인격의 중요성은 날로 그 의미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