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그 마음이 조마조마해 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감사원이 3개월 동안이나 벌였던 갈사만산업단지 개발계획 등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결과를 지난 7일에 발표를 하자 여기저기서 ‘제 발이 저린’ 그런 부류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그렇게 제 발이 저린 인물들의 역성을 드느라 그들 곁에서 ‘코에다 침 발라주는…’ 사뭇 비굴해 보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의 걸맞지 않는 치졸한 모습의 각설이춤도 보인다.
필자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들 두고서 주먹구구식으로 터져 나오는 이바구들로 사실 골머리를 앓다가 38장 분량의 감사 결과를 두번 세번 넘겨가며 읽어도 보고, 감사결과 발표 후 하동군이 가진 기자회견문을 다시금 꼼꼼하게 들여다 보았고, 하동군의 감사결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음 지난호에다 급하게 실었던 ‘하동군의 간추린 설명(브리핑)에는 알맹이가 없었다’라는 제하의 해당 칼럼을 다시 되집어도 보았다.
그런 결과로 필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속담이 바로 ‘도둑이 제 발이 저리다’라는 것이었고, 곳곳에 허술한 구멍을 그대로 노출 시키면서 어눌한 소리로 떠드는 이들을 보면서 ‘곁에서 코에 침을 발라주는’ 그런 모습이 상상이 되어졌다.
우선 가장먼저 제 발이 저린 행동을 한것은 하동군이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감사결과에 따른 기자회견을 가진것 그 자체를 두고서 삐딱한 시선으로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지역신문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뚜껑만 열어주는’ 그런 정도의 보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렇다면 은근슬쩍 덮어두고 넘어 가려고 했다가는 그 진위를 알 수 없는 온갖 풍문들로 인해 오히려 지역사회의 혼란은 크게 가중되었을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겨서 볼 그런 군민들이 몇이나 될 것이며, 오히려 은근슬쩍 넘어갔으면 바라는 그런 속내를 가진이 혹여 있다면 ‘제 발이 저린 탓으로’ 그 자신에 어떤 문제가 분명히 상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기자회견을 한 하동군을 두고 필자가 ‘가장 먼저 제 발이 저린 행동을 했다’라고 지적을 하는 것은 앞선 칼럼에서도 말미에다 언급을 하였지만 ‘알맹이는 빠지고 없는 차라리 아니함만 못한 그런 브리핑을 했다’는 것에서다.
그날 기자회견에서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한 올바른 해명’도 없었고, ‘지적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의지’도 엿볼수 없었으며, ‘오직 네 탓으로만 돌리고 내 탓은 모르는 듯한 모습’에다, ‘이미 오래전 예견이 되어졌던 상황에 어떤 대책도 내어 놓지를 못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 이렇듯 정작 알맹이가 빠진 기자회견을 서둘러 한 것은 ‘제 발이 저린’ 그런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하동군의회로 하동경제자유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독 자세를 잔뜩 바닥에 움츠리는 모습은 ‘혹여 불똥이 우리 쪽으로 튀지나 않을까’ 그래서 오로지 무언(無言)으로 일관하는 군의원들의 모습도 바로 ‘제 발이 저린’ 이들의 행동이다.
어떤식으로든 해당 지자체에서 벌어진 문제들에 대한 그 절반의 책임은 응당 집행부와 축을 나란히 하고 있는 의회에 있다.
그럼에도 하동군의회는 여지껏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으니 이들 또한 참 뻔뻔하기가 그지없어 보인다.
어찌보면, 명백하게 공동의 책임을 물어서 집행부 관계자들과 꼭 같이 군의회 의원들에게도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옳다(그 역할은 우리 군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물론, 갈사만에 문제가 만들어 질 무렵 그 당시의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직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이라 어떤 의원은 혹여 ‘내가 왜?’라며 억울해 할수도 있겠지만, 설령 그렇다면 ‘당시의 의원들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발벗고 나설 용기는 없을까.
군정에 대한 감시를 맡았던 군의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책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 한걸음 물러서서 궁시렁 거리는 모습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과오는 반성할 줄 모르고, 오로지 지난날의 남의 잘못만 탓을 한다’고 근자에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하동군 모습과 결국 똑같지 않은가.
그리고, 구태여 하나를 더 가져다 붙인다면, 작금의 갈사만 문제와 관련해 전(前) 군수가 어떻고 현(現) 군수가 어떻고 하면서 정작 확실한 근거도 없는 이유들을 계속해서 곱씹어 대는 일부 인물들 또한 ‘제 발이 저린’ 그런 부류라 할 것이다.
이같은 부류들 가운데 상당수는 하동군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결과로 하동을 염려해서 취하는 그런 행동들이 아니다.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지난날 더러운 난장판에 엉큼한 속내를 숨긴채 끼어 들었다가 이후 ‘제 몫 챙기기’에 실패한 인물들이 틈만나면 민선 5기를 욕하고, 민선 6기를 헐뜯어 댄다.
바로 지난 2015년에 필자가 당시 하동군의 상황에 비춰서 썼던 칼럼 ‘아십니까? 쓴 맛이 충신(忠臣)이요 단 맛이 간신(奸臣)이라는 사실을...’에서 지적을 했었던 그 인물들이 ‘제 발이 저린’ 그런 또하나의 부류들이다.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그리고 고작 한꺼풀 벗긴 것으로 이제사 시작인 것을, 갈사만의 현실을 까 놓고 보니 제 발이 저린 사람들이 어찌 이렇게도 많은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