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수 시인

섬진강 강바람에 봄물이 올라 가지마다 새움이 트고 매화 향기에 놀란 목련 꽃봉오리가 하얗게 부풀어 올랐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봄은 설레고 부풀어지는 계절인가 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발가락이 꼼지락 꼼지락 욕을 하는 것 같다.
탄핵 정국이 끝난 정가에도 봄바람이 불어 용꿈을 꾸었다고 꿈 자랑을 하는 무리들이 꿈같은 이야기로 국민들을 유혹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잘 살게 해 주겠다는 장밋빛 공약보다 도시와 농촌, 노인과 청년, 빈부격차등 양극화와 세대 간 갈등으로 추락하는 우리경제에 브레이크를 걸어 지금보다 더 힘든 세월이 우리 앞에 닥칠지라도 국민과 함께 참고 견디며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 약속하는 정직한 사람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플라톤은 민주정치를 “중우정치”라 했고 미국의 제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도 “정치는 무책임한 사람이 이긴다“고 한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속성이 달콤한 말로 민중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것인가 보다.

우리고장에도 대통령 선거에 앞서 군 의원 보궐 선거를 하는 하동 , 횡천, 고전에 선거바람 이 불기 시작했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뱃지를 가슴에 달고 있는 현직 군 의원들도 똑 같은 마음으로 당선되었을 것이다. 모두들 열심히 한다고들 하는데 군민들과 소통이 부족하고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것 같다.
박대통령의 탄핵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서면보고로 알려진 불통과 미르재단과 K스포츠를 만들어 활개를 치는 비선조직의 불법적인 활동까지 대통령의 지시라고 받들어 모시던 참모들의 무능이 아니겠는가 ?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처럼 잘못된 것을 보고도 잘못 된 것이라 말하지 못한 침묵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들고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할 함정 속으로 뛰어 든 것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마련이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공간은 병균의 온상이 된다.

손자병법에 보면 “上下同欲 勝” 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꿈을 꾸어야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이란 슬로건을 걸고 100년 미래를 위해 하동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각종사업들이 군민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지, 군민들과 소통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이번 보궐 선거가 군민과 소통의 문을 활짝 열어줄 창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인슈타인은 “ 세상은 악한 일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묵하는 사람들에 의해 멸망 한다“고 했다.
침묵하는 봄은 아무런 꽃을 피우지 못한다.
잘 못된 것을 비난 하는 것 보다 침묵함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고 동조함으로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부패하게 된다고 한다.
촛불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매화처럼 향기로운 정치가 되어 국민들의 언 가슴을 녹여 주길 바라는 마음 봄바람에 띄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