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그의 교육철학을 담은 <에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모든 것을 뒤집고 모든 것을 비틀어 만든 기형과 괴물을 좋아한다. 자연이 만든 것 그대로는 무엇 하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인간만 해도 그렇다. 승마를 위해 말을 길들이듯 인간을 위해 인간을 길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정원의 나무를 가꾸듯 자기의 기호에 맞도록 인간을 훈련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이제 더욱 나빠지게 될 상황이다. 우리들 인류는 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현재의 상태에서는 낳았을 때부터 오직 홀로 다른 사람들 틈에 내버려둔다면, 그 인간은 누구보다도 비뚤어지는 기형아가 될 것이다.
여러 가지 편견과 권위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 우리를 매몰시키는 모든 사회 제도는 인간의 핵심이 되는 자연을 암살하고 그 대신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리라. 그것은 마치 길 한 가운데에 우연히 자란 관목과 같은 것으로, 통행인들에게 짓밟히고 사방팔방으로 꺾이어 끝내는 시들어 버리는 것과 같다.
우아하고 앞을 잘 내다보는 힘을 갖춘 어머니여, 넓은 길에서 몸을 피하여 갓 태어난 관목과 같은 자녀를 인간의 여러 가지 편견의 피해에서 지켜 주는 어머니여, 나는 당신에게 말씀 드리고 있는 것이다.
어린 나무가 시들어 죽기 전에 손을 들어서 물을 주시오. 그 결과는 언젠가 무한한 기쁨이 될 것이오. 재빨리 당신 자녀의 마음의 주위에 울타리를 만드시오. 다른 사람도 할 수는 있으나, 당신만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까.
사람들은 식물을 재배하여 만들고, 인간은 교육에 의해 만든다. 사람이 크고 강하게 태어났다 해도, 그 몸의 키와 힘은 사용할 수 있는 길을 배우기 전까지는 무용지물이 된다. 도리어 다른 사람들이 도와 주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니, 그 키와 힘은 그에게는 해로울 것이리라. 오직 홀로 내던져져서 그는 자기의 욕구도 알기 전에 곤궁에 빠져서 죽고 말 것이다.
사람은 유년기의 이상태를 싫어하지만, 만약에 인간에게 이 처음의 아동기가 없었다면 인류는 망하고 말았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들은 낳은 그대로는 약하다. 우리들에게는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출생한 그대로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다. 우리들에게는 원조가 필요하다. 우리들은 출생한 그대로는 어리석다. 우리들에게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우리들이 태어났을 때는 갖지 못했지만, 성장에 필요로 하는 그 모든 것은 교육에 의해 주어진다.‘
이러한 루소의 견해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양과 서양이 문화와 역사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자녀를 가르치는 근본 문제는 동일한 것이다.
루소는 세상의 어머니들에게 어린 나무가 시들어 죽기 전에 물을 주라고, 자녀 마음 주위에 울타리를 만들어 주라고 호소했다.
같은 마음이다. 세상의 어머니들이여, 흘러가는 계곡물도 왜 아껴서 써야 하는 지를 자녀에게 가르쳐 주시오. 자연의 은혜를 소중하게 여겨야 함을 말하지 않으면 자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것이오. 자녀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 마음의 바탕이 바로 잡힌 것이오. 가르침과 훈련을 통해 마음의 바탕이 바로 잡히면 자녀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