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비 문 찬인

‘지방소멸’이라는 극단적인 경고가 나왔다.
농어촌의 저출산, 고령화, 농촌 청년들의 대도시 이주 등으로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어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는 멀지않은 시기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지방소멸’은 먼저 일본에서 발표되어 파장이 컸다. 마스다히로야 전 일본 총무장관이 2014년 ‘지금과 같은 인구감소, 고령화가 지속되면 일본 전체 지자체의 50%인 896개가 소멸한다.’는 내용의 ‘지방소멸’을 출간하면서 널리 이슈화 되었다.
우리도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마스다보고서의 접근법을 토대로 전국에서 84개 시, 군 1383개 읍면동이 30년 이내에 사라질 것으로 분석하였다.
우리 하동도 사라질 위험에 처한 84개의 시군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UN미래보고서에서는 2300년에 하동에 5명 정도의 사람이 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금 50대 초반인 사람들은 자기가 죽기 전에 하동이 진주, 광양에 흡수되거나 남해와 합쳐 하남군의 주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757년부터 불리어진 하동은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군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모양이다.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내외군민들에게 인구 늘리기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 것 같다.
그런데 관심을 갖고 유심히 들여다보니 인구 5만1천명을 유지하려는 단기처방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전라북도의 어느 군처럼 인구10만을 목표로 장기적 계획을 갖고 덤벼드는 그런 웅지와 투지가 없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공무원 1인당 5명 주민등록 옮기기 등의 단기적 정책으로 약간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시일이 지나자 다시 인구는 5만 이하로 줄고 말았다.
이제는 단기적인,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그런 시책으로 급한 불을 꺼서는 안 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의 인구를 서서히 늘려가는 장기적 처방이 나와야 한다.

시군의 소멸은 ‘농촌 마을의 과소화’에서 ‘읍면의 과소화’로 이어지고, 곧 바로 ‘시군 과소화’와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고 한다.
지금은 ‘마을의과소화’ 단계를 넘어서 ‘읍면의 과소화’와 ‘시군의 과소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인 듯하다.
군에서 획기적 아이템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한다지만 별 뾰쪽한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문제를 잘 알아야 한다. 우리의 인구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감소의 여러 원인에 대한 연구등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국가 구조적 문제인지? 아님 우리 스스로의 문제인지? 이것저것이 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읍면별, 마을별 인구상황은 어떤지? 하동만의 인구감소 원인이 있는지?
과연 이런 조사가 인문과학적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단기적 정답은 없다.
그간 정부와 지자체가 인구증가에 쏟아 부은 돈이 100조를 넘는다.
그럼에도 인구는 계속 줄고 지방은 소멸하려 하고 있다.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이 명백해졌다.
유럽은 이민과 근로자 유입으로 얼마간 그 답을 찾고 있지만 부작용 또한 만만하지 않다.
국가적으로는 산업이민과 결혼 이민이 한 방법이 되겠지만 우리같은 시골의 조그만 군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1의 답은 기업의 유치로 근로자를 유입시키는 것이다.
기업에게 과감히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하동으로 올 기업이 있을 수 있다.
읍면마다 수십억 원씩 들여 체육공원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다.
이런 돈들을 모아 기업에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제공하고, 지역 청년을 취업시켜 월급의 일정부분을 지원한다면 꿩 먹고 알 먹고 이다.

진주의 베드타운을 하동에 만들자.
진주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오랜 세월 지나지 않아 진주도 비대해질 것이다.
진주의 인구를 하동으로 월류 시키자. 20분 정도면 출퇴근이 가능한 북천등지에 베드타운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간디학교 등 대안학교를 유치하자.
몇 년 전 간디학교가 이곳저곳 부지를 물색하다가 남해로 가버렸다.
대안학교 학생이 대개 1백 여 명 정도 되니 부지알선 편의 등 기업유치와 같이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자.
기존의 지리산중학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그 규모를 키운다면 인구 늘리기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

현대식 공공실버타운 유치도 인구늘리기의 한 방법이다.
장성군은 국토교통부의 150세대 규모의 현대식 공공실버타운 조성사업에 응모하여 전액 국비지원을 받았다.

귀향을 희망하는 하동의 청년에게 정착자금과 창업지원을 하자.
하동 출신으로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청년을 위한 청년수당도 고려해 봄직하다.

인구증가와 유입을 통하여 지방소멸을 막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는 여러 대안들이 있을 것이다.
도비의 제안은 군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위하여 몇 가지 건드려 본 것뿐이다.
인구감소의 피해는 당장 군민이 본다. 인구가 줄면 국가의 예산지원도 줄고 공무원의 수도 줄어든다. 따라서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기 힘들다.
그러나 문제는 하동의 소멸이다.
하동의 소멸을 바라지 않는 50만 내외군민의 동참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