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늦은 첫눈 오시는 날 천은사 설경 보려 나선 길에 들린 200살 묵은 쌍산재, 특히 서당채인 사락당과 그 집 앞에 있는 당몰샘 풍경이 눈에 들었습니다.
사도리가 고려사기에 나오는 마을이니 당몰샘도 족히 천년은 샘솟았으리라 사람들은 이 마을이 장수마을로 뽑힌 연유를 당몰샘이 있는 것을 첫째로 꼽는답니다.
샘에는 천년된 마을의 이슬처럼 달콤한 신령스런 샘이란 뜻의 '천년고리 감로영천'의 표지석이 자랑스레 붙어있습니다.
음차수자 수개팔순,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팔십 이상을 산다니 오래 살고 싶다면 와서 한번 드셔보시라 굳이 오기 어려우면 내 택배라도 보내드리리니 서당채인 4락당, 무슨 뜻이겠냐 안내하던 주인장이 불쑥 물었을 때 4락을 네가지 즐거움 쯤으로 대답을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이 집을 지은 200년쯤의 선조께서 의좋은 4형제가 모여 글을 읽고 즐거움룰 나누는 곳이라하여 4락당으로 이름 하였다니 운치보다는 그 뜻이 더 깊지요.
일년에 고작 한 두번 얼굴을 보는 요즘 세태이니 4형제가 모여앉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사는 환한 풍경이라니 늘그막에 그처럼 부러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