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비 문 찬인

起龍無則 嶺南無 (기룡무즉 영남무)
嶺南無則 我國無 (영남무즉 아국무)
-정기룡 장군이 없었다면 영남이 없었을 것이고,
영남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도 없었을 것이다-
정기룡 장군에 대한 당시 조정의 평가였다.
정기룡 장군에 대해 흔히들 말한다.
“육지의 이순신”, “임란의 맹호”, “60전60승의 명장”, “역사가 잊어버린 불패의 장군”
정기룡 장군 과연 그는 누구일까?

정기룡장군은 1562년 4월24일 하동군 금남면 증평리 상촌마을에서 태어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30년 전에 하늘이 장군을 내었다.
태어날 때 아기의 울음소리가 우렁차 집안이 쩌렁쩌렁 울렸으며, 집과 대밭에 서기가 어리었다 한다.
17세 때 진주의 남강근처로 이사하였고, 20세 때인 1581년 경상도 상주(尙州)로 다시 이사하였다.
왜 상주 땅을 택하였는지는 그 기록이 전하지 않는다.
1585년 24세에 진주의 향리인 강세정의 딸과 혼인하고, 이듬해 1586년 10월 25세의 나이로 무과에 급제 하였다.
이때 선조의 명으로 무수(茂樹)란 이름을 기룡(起龍)으로 개명하게 된다.
31세 때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거창, 상주, 고령, 합천등지에서 활약하여 수많은 전공을 세웠다.
1697년 36세 때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승진하여 경주성, 울산성등을 수복하였으며,
그 이후 진주성 탈환작전에 참가하여 혁혁한 승리를 거두었고, 명나라의 총병직(摠兵職)을 제수 받기도 하였다.
1617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었다가 1622년 통영의 통제영에서 순직하였다.
경북 상주시 사벌면 금흔리에 안장하였으며, 장군을 기리기 위해 상주에는 충의사가, 하동에서는 경충사를 건립하였다.
상주에서는 매년 장군의 탄신제와 상주성 탈환작전 재현 행사를 하고 있다.
탄신제 만큼은 출생지인 우리 하동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아쉽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육지에서 최초의 승리를 거둔 장군이었다.
1592년 4월23일 경상우도방어사 조경 휘하의 별장으로 거창군 신창( 현 거창군 응양면 노현리)에서 일본군 제3진 구로다 나가마사의 선봉 500명과 조우한다.
모두 두려워하였으나 장군의 기마돌진 공격으로 왜병 100여명을 살해하고 적을 물리쳤다.
이 최초의 승리가 전국에 알려지자 온 나라가 환호하였고 우리도 싸워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그는 임란 4대첩의 하나인 상주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
임란의 4대첩은 행주대첩, 한산도 해전, 진주대첩, 상주대첩이다.
행주와 진주대첩은 적의 공격에서 성을 지키기 위한 방어전이었으나 상주대첩은 적에게 빼앗긴 성을 탈환하는 공격전으로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1592년 11월 21일 왜적 제1군 고니시유키나가(소서행장 小西行長)의 병참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상주지역을 수복하라는 선조의 특명을 접하고 휘하 2000여명의 병력으로 상주창과 왜적 주둔지를 공격한다.
당시 왜적의 수효는 15000명 이었으나 야간 기습공격으로 이들을 격멸하였는데 그 사살 인원이 12000명에 이른다.
11월23일 상주성으로 도망한 왜적 3500여명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였다.
신기전과 횃불등을 활용한 야간 화공작전으로 적의 수급 400여개를 베고 왜적을 상주성에서 완전히 격퇴시켰다.
매헌실기 등의 기록에는 사살한 왜적의 왼쪽 귀만 잘랐는데 6수레나 되었다 한다.
이 전투로 왜적 코니시유키나가군의 병참선이 차단되어 선조가 몽진한 의주로의 진격을 멈추게 하였다.

그는 정유재란시 왜적 중로군의 북상을 저지하여 영남을 지켜 내었다.
전주성 공략에 동원된 12만의 왜적이 전주성을 무혈입성하고 천안, 직산까지 진격하자 조선은 한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포진하고 있었으나 명량에서 이순신에게 대패하여 수군의 서해안 진격이 실패하자 보급선이 차단되고 합동공격이 어려워진 왜군이 남쪽으로 퇴각함으로써 전라도 침공군은 사천, 순천의 왜성에서, 정기룡장군에게 가로막혀 북상이 저지된 경상도 침공군은 울산왜성에 주둔하여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조정에서는 왜적이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뉘어 조선군을 견제하면서 그 중로(中路)를 따라 조령으로 치달으면 서울도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1597년 9월 22일 당시 상주목사 정기룡장군을 경상우도 31개 고을의 모든 군권을 지휘하는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임명하여 왜적의 중로 침공을 차단하게 하였다.
당시 왜적들이 중로공격을 시도하였으나 장군의 선제공격에 굴복하여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임란극복의 일등공신으로 책봉되었다.
1605년 선조는 도승지 신흠에게 정기룡장군을 선무일등공신(宣武一等功臣)에 새롭게 취품하라는 교지를 발표하게 했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7년만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기룡장군이 돌아가신지 150년이 흐른 1773년에 영조가 ‘충의공’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임란직후 선무일등공신에 취품된 사람은 이순신과 권율, 원균 세 사람이었다.
선조의 전교는 임란직후의 공신책록을 바로 잡는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이때 새롭게 취품된 공신을 ‘원래의 선무공신에 따른다’는 뜻으로 원종선무공신(原從宣武功臣)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