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우리 속담에 ‘중이 제 머리를 못깍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떤 긴요한 일을 할때에 제 손으로는 못하고 남의 손을 빌려야만 그것을 처리 할 수 있는 그런 경우’를 일컬어서 쓰는 말이다.
NGO '하동평의회'가 지난 12월 2일자 회보 ‘영광? 수치? 하동군 기자 44명’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현재 하동군 관내 기자들로 인해 우려 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올곧은 지적들을 했다.
‘하동 44명(한때 51명), 진주 32명, 산청 28명, 남해 27명 이라는 부제와 함께 “언론의 주요 기능은 보도이며, 그 보도는 정론과 직필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정보를 올바른 논리로 사실 그대로를 써야 하고 언론의 존재가치는 그 올바른 보도를 통하여 국가와 지역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고 했다.
어느듯 오랜 기간을 지역언론에 몸담아 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누워서 침뱉는 격’ 이지만 그래도 평의회가 지적한 것들을 보면서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 함”을 느꼈기에, 군민 여러분들과 독자님들께 소개를 해야지 싶었던 글의 내용은 이렇다.
“전임 군수시절 동안 갈사만 사업과 관련하여 군민들은 의식조차 하지를 않고 거짓말과 술수로 특정인의 선거용으로, 민간 사업자의 들러리로 전락한 수십차례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하동의 언론은 하나같이 앞을 다투어 충실하게 글자 한자 틀리지를 않고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군민을 속이는데 동조 또는 묵인하여 왔다. 시민단체인 하동평의회는 이에 대한 온갖 비리와 속임수와 부당한 업무처리를 일삼는 하동군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왔고 의회의 무능을 질타하여 왔다. 그러나 하동군청과 군수를 맹종하는 일부 사회단체와 군수 추종자들은 무조건 권력자의 비호세력이 되어 자신들이 하동군의 충실한 애군자(愛郡者)이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하동평의회와 소속 회원들은 천하의 매군노(賣郡奴)요 역적으로 몰아 붙였다. 결과론적으로 하동군은 군민을 속였고, 사업 내용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하동평의회는 언론이 아니라 하동군이라는 권력이 어떤 경우에 따라 나의 사업에 도움 또는 불이익이 될까봐 부당한 일을 알고도 할 말을 못하였고, 또는 군수나 공무원과 가까이 하는 것이 자기가 마치 지역 유지라도 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일부 군민들의 맹종현상을 등에 업고 군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역 권력자들의 만연한 횡포를 근절하여야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결성된 시민단체로, 하동군의 지역신문에서 하동군과 평의회가 정면 광고형식으로 맞부딪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조성되곤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썩이는 여론을 외면하는 기자, 진실이 밝혀지고 군민을 기만하고 군민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는 사건들이 속속 밝혀져도 침묵하는 기자, 그러다가도 하동군으로부터 왜곡된 보도자료가 나오면 여과없이 기사화 하는 맹종하는 죽은 기자, 아부하는 기자, 권력의 기자, 침묵하는 기자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항간에는 하동을 망치는 5적이 있다고들 하고, 하동 평의회에서도 이 5적이 누구인가를 밝히겠다고 하였지만 부디 하동의 언론이 이 5적의 대상에 포함될까 두렵다. 정론직필(正論直筆)은 정직한 언론의 지향점이요 사명이다. 진즉부터 평의회의 주장을 하동군과 형평에 맞게 정확하게 취재 보도 하였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권력자의 횡포도, 군민 무시도, 사업의 실패와 손실도 감소하였거나 지금까지 무난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을지 모른다. 이처럼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고 지역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40~50여명의 하동군 출입 기자님들! 아니 관내 지역신문의 읍면별 기자까지 합치면 백여명의 기자님들! 여러분의 사명은 무엇이고 존재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어떤 이유로 인근 시군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이면서 무엇 때문에 정론직필과는 거리가 멀기만 한 것인가? 비오는 날 산야에서 일하던 중장비가 도로를 지나다 보면 흙이 뭍을 수 밖에 없는데도 기자의 시각으로 문제가 있다면 취재보도를 하면 될 일이지, 현장에 공무원을 부르고 업자를 불러 큰일이라도 낼것처럼 닦달 하다가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눈감아 주는 현상, 어쩌다가 공무원의 실수나 잘못이 보이면 수없이 카메라를 반짝이다가도 보이지 않는 장막속의 왕래가 있으면 보도는 커녕 한동안 몸을 감춘다는 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혹시 하동에도 일어나고 있어서 그 짭짤(?)한 맛에 너도나도 기자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자라도 되면 호신용이 되거나 권력자라도 된단 말인가? 그나마 근자에 모 지역신문의 보도 자세를 보면서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그러나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각 시군의 기자 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하나같이 하는 말이 ‘하동군에는 기자가 아주 많다던데요? 이유가 뭐지요?라고 했다. 영광인가? 수치인가?”.
그렇다. 위 내용들을 살펴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정확한 지적으로 분명 많은 이들이 크게 각성을 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나 지역에서 드러나는 이같은 문제들에는 해당 지역신문의 책임이 절대적이며, 여기에는 우리 하동의 군민들 또한 동조자 또는 방조자적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필자는 지금껏 함께하고 있는 지역신문 외에도 라디오 방송, 텔레비전 방송, 인터넷 신문 및 방송 등에서도 잡다한 수준으로 활동을 하는 등 그래도 나름 폭넓은 활동을 해 오면서 언론과 관련 된 수없이 많은 교육들을 받으러 다녀봤고,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언론인 또는 관계자들과 교류를 해 오면서 깨닳은 것이 있다.
첫 번째는, 그 지역의 언론이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야만 이번에 시민단체 평의회에서 우려한 작금의 하동군과 같은 부끄러운 모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이나 모습은 반드시 해당 지역 언론사와 분명하게 일치 한다. 말인 즉, 해당 자치단체가 든든하게 믿을만 하고 잘되는 지역에는 확실히 그 지역의 지역언론도 잘하고 잘되더라는 말이다.
세 번째는, 지역 언론사가 언론으로써 제 역할에 충실하고 또 운영이 잘되는 지자체들에서는 지역언론이 어떤 구심점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 언론계가 정화가 되고, 지역민들에게 언론과 언론인들의 면면이 회피(回避)의 대상이 아니라 환영(歡迎)의 대상으로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지역에서 언론과 언론인들로 인해 파생이 되어지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당초에 없애고 언론이 해당 지역에서 어떤 파탄의 한 축으로 비난을 받는 그런 볼품없는 존재가 아니라 그 지역 사회를 이끌어 지역 발전의 선구자(先驅者) 역할을 하게 끔 만드는 결정적인 책임은 다름아닌 해당 지자체와 지역민들에게 있다.
따라서, 작금의 하동의 상황을 못마땅해 하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언론이 또는 언론인이 정론직필이라는 본연의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기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민들이 잠시 또는 한동안은 귀찮고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정도(正道)를 걷지 못하는 언론과 언론인에 함께 동승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배척을 하는 그런 성숙된 모습으로 먼저 바뀌어야만 된다.
이러한 경우를 보자, 자꾸만 똥파리가 날린다면 그 주변에는 분명 똥냄새가 풍길 것이고 또 그곳 어딘가에는 똥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렇다면 달려드는 똥파리를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냄새를 풍기는 원인, 문제의 똥을 치우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아무튼, 시민단체인 하동 평의회 여러분! 지역의 언론을 이끄는 한 당사자로써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