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공지영
펴낸곳 : 한겨레 출판
정 가 : 14,000원
자료제공 : 보문서점
(하동군 하동읍 중앙로 23)
전 화 : 055)884-2064

작가 공지영이 하동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던 ‘지리산 행복학교’가 출간 되었다는 말을 듣자마다 곧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그 책을 구입한 기억이 엊그제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어떤 책을? ’ 하동읍 보문서점에 들렀다가 다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신간들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서, 흐뭇한 마음에 잠시 미소를 머금다가 곧바로 공지영 에세이 ‘시인의 밥상’에 손길이 갔다.
필자의 버릇은 서점에서 되도록 이면 이것 저것 만지지를 않는다. 진열된 책들을 두고 한걸음 쯤 물러 선 다음에 마치 한폭의 미술 작품을 보듯 책들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이것이다’ 하고는 그 책에만 손을 내어민다.
그러고는 목차를 쭉 훓은 다음에 책의 맨 끝부분으로 가 그곳에서 두어장을 읽고 최종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에세이집 ‘시인의 밥상’의 맨 뒤에다 적은 작가의 말에서 공지영은 ‘… 이 글의 시작은 조금 특이했다. 버들치 시인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 발작으로 시인은 아주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고,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 우선 계약금과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시인은 심장 시술을 무사히 마쳤고, 아름답고 맛있는 요리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인세를 그와 함께 나누는 것은 물론이다. 많이 팔아주시라 꾸뻑!’ 그렇게 쓰여져 있었다.
버들치 시인 즉. 박남준 시인은 가끔씩 보지만 웬 어른이 과묵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이라 번번이 인사를 건네도 누군지를 알고서 그러는지 모르면서 그러는 것인지 그저 ‘네’ 짧은 한마디에 어쩌면 시큰둥 해 하는 그런 인상만을 필자는 기억한다.
아무튼, 버들치 시인 등의 등장으로 이번 공지영 작가의 ‘시인의 밥상’은 앞서 발간 된 ‘지리산 행복학교’의 후속 편인가 싶었는데 그 속을 들여다 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인터넷 교보문고’의 책소개를 따르자면, ‘누구나 그렇듯, 외로움에 목이 메어왔던 밥상이 있었고, 불구덩이처럼 힘겨웠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공지영 작가의 신작 에세이『시인의 밥상』은《지리산 행복학교》이후 지리산으로의 발걸음을 끊었던 저자가 다시 매달 그곳으로 가 박남준 시인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밥상을 차리고 그 밥상 위에서 나누던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지리산까지 가서 시인의 밥상을 받기로 한 작가의 결정은 잘한 것이었을까? 작가를 맞았던 건 어떤 밥상이었을까? 이 책에는 시인이 차려내는 소박하고도 따뜻한 엄마의 보드라운 손길 같은 스물네 가지 음식과 그 음식을 맛보며 써낸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슴슴한 글이 담겨있다. 음식도 그걸 만든 사람의 성정을 닮듯, 우리는 시인의 음식과 작가의 글에서 무언가 다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그건 노골적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섬세한 이들에게만 선물처럼 주어지는 구수하고 뭉근한 사람 냄새다.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사람들이 풍기는 냄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