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시작에서부터 길을 잘못 들여 놓은 것이다.
하동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회 재활용업체 선정을 두고 여전히 하동군, 하동발전본부, 3개면 발전협의회, 재활용업체들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재활용업체 선정 문제와 관련한 협의회 과정을 가만히 지켜 보면서, 우선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에 참담함을 느꼈다.
제얼굴에 침뱉는 격일지 모르지만, 우리 하동사람들, 하동군 행정, 하동군 의회의 수준을 스스로 평가절하(平價切下) 할 수밖에 없었다.
나로부터 나아가 우리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우리가 존재해 주기를 바라는 너무나 이기적인 모습들, 어떤 이유에서건 정작 군행정이 중심에 서지를 못하고 군민들로부터 핀잔만 듣고 있는 군 의회가 이 문제에서는 그 존재의 이유 조차도 찾을 수 없다는 점, 주섬주섬 다 꼬집자면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동화력발전소의 이번 석탄회 재활용업체 선정 과정을 지켜 보면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당초 발전소 건설 단계에서 그리고 7.9호기 건설 후에서도 지자체인 하동군이 늘 중심에 있지를 못하고, 관망자 또는 제3자의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동군의 이익 또는 지역발전을 염두에 둔 통큰 욕심은 뒷전으로 밀리고,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어쩌면 작은 사리사욕(私利私慾) 조차 나무랄수 없는 그런 상황이 현실이다.
한국중부발전(주) 신보령화력발전소가 있는 충청남도 보령시의 경우를 보자.
‘신보령화력발전소의 석탄회 지역사회 발전기금 납부 계약서’를 보면 석탄회 정제업체 사이의 기금납부에 관한 사항의 조율과 나아가 계약의 당사자는 단체장인 시장과 업체 대표자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목적에서부터 ‘정체업체가 취득하는 이익금의 일부를 보령시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기금으로 납부한다’ 명시하고 있으며, 석탄회처리기금을 설치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시의회의 의결까지 받아가며 관리나 운용을 매우 세부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석탄회처리기금의 운용 계획들은 해당 주변지역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세우지만, 행정과 집행은 자치단체가 중심이 된 위원회에서 하고, 아울러 보령시 의회도 ‘보령시 석탄회처리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서 이를 잘 뒷받침 해 주고 있다.
특히, 보령시 소재 한국중부발전(주)의 보령화력이나 신보령화력의 경우 세수(稅收) 등 지역의 이익을 우선해 100% 관내의 석탄회 재활용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동서발전(주) 당진화력발전 또한 마찬가지다.
군 행정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군의회는 관심 조차도 없어 보이며, 그렇다 보니 모든 것들이 발전협의회와 하동화력 그리고 업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작금의 하동군 상황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소 어이가 없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각 발전협의회 또는 해당 면민들은, 또 하동화력은 경상남도 하동군에 속한 것이 아닌지 사뭇 그것이 궁금해 진다.
하동화력 석탄회와 관련된 작금의 사항들은 분명히 하동군의 문제다.
따라서, 하동군 의회는 지금이라도 하동화력 석탄회와 관련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이제라도 차단하기 위해 조례제정 등 의회 본연의 임무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고, 하동발전본부는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명심해 하동사람들의 자존심과 함께 해야 한다.
더불어, 발전협의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주변지역 주민들도 하동군의 군민이라는 어떤 소속감을 우선해서 나 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그런 참된 모습에서 더욱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덧붙여, 하동군은 가장 책임있는 당사자이면서 뒷전에 물러나 있는 듯한 그런 모양새를 비칠 것이 아니라, 보령시 등의 경우를 잘 참고해서 하동화력의 석탄회 처리와 관련된 문제가 더 이상은 군민들 사이에 어떤 분란의 씨앗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