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의 황제가 패전을 하고 돌아온 휘하의 장수에게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 늘 있는 일이다(一勝一敗 兵家常事)’라며 위로를 했다는 기록에서 유래가 된 것으로, 우리는 어떤 일로 낙심하고 있는 사람을 위로 할 때 일반적으로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다’라는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말은 달리 해석을 해 보면 ‘한번의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만 같은 일로 두 번의 실수는 하지 말라’는 어쩌면 단호한 그런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 30일 오후 1시 30분, 고전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는 하동군이 지난해부터 범아리 매자마을에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고로 슬래그를 재활용한 ‘자원재생 신소재 건축자재’ 공장 입주에 따른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는 군 행정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집중 성토(聲討)의 장이 되고 말았다.
참석한 주민들은 ‘청정 지역인 마을에 공장이 들어 서는데도 관련 지역의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회 한번 없이 뒤늦게 일방적인 통보식으로 공장 입주를 추진하는 하동군은 오히려 자군민을 우롱하며 편의주의적이고 무책임한 행정을 하고 있다’며 집중 성토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할 참이던가, 고전면 매자마을 공장건립 문제를 둘러 싸고 벌어진 주민들과 군 행정의 다툼은 적정한 선을 넘어선 분명히 반목 그 자체였다.
따라서, 두어시간 동안 그 현장을 바라 본 필자로서는 도무지 바뀔 줄 모르는 군 행정의 안타까운 모습에서 깊은 실망과 더불어 그저 어안이벙벙 함을 느꼈다.
적어도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서 한번쯤 고민을 해 본 다음에 어떤 일을 추진 한다면 적어도 이같은 지경은 되지 않을 터인데 솔직히 왜 이런식으로 밖에 일 처리를 못하는 것일까 싶었다.
불과 지난해 연말이었다.
이같은 일은 인근 진교면에서도 불거져 당시에도 해당 주민들이 토로하는 가장 우선적이고 근본적인 불만은 ‘당초부터 주민들에게 사실 조차 알리지를 않았고, 해당 주민도 모르게 공장 설립을 허가해 주었으며, 여론이 들끓자 뒤늦게사 그것을 무마시키기 위해 뒷북치기 행정을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 필자도 ‘당초부터 관련 행정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조금만 더 폭넓은 생각과 한걸음 더 발빠른 행보를 보였더라면 지역의 주민들이나 입주 회사 측 모두를 조금은 더 힘들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도, 앞서 벌어진 진교면에 공장건립 문제와 이번 고전면의 공장 입주 문제에서는 드러난 문제들이 매우 흡사하다.
두 공장들이 제철소 용강로에서 발생된 고로의 슬래그를 가져다가 재활용을 한다는 것, 이미 사업이 추진 되고서 5개월이 넘어서야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사실을 제대로 알았다는 것, 주민들이 주장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사전에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았다는 것, 군 행정이 공장을 유치 하면서 해당 지역민의 입장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 등이 그렇다.
어떻게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고 했는데도 하동군은 왜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