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 10리 벚꽃길을 거슬러 쌍계사를 지나 칠불사로 향하다 보면 좌측 도로변 모암 휴게소 뒤편에 ‘만수가 만든 茶’ 가 있다.
협소한 주차 공간, 고(古)묵은 토담집, 텃마루에다 서너 사람이 들어서면 꽉 찰것만 같은 좁은 마당, 그 안쪽으로 어쩌면 초라해 보이기까지한 녹차 가공공장, 이것이 우선 눈에 비친 ‘만수가 만든 茶’의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홍만수 대표와 茶 한잔을 마시기 위해 다실(茶室)에 들어 섰다가 눈에 띈 창밖은 무릉도원이 이런 곳이아닐까 싶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청정수가 흐르는 모암마을 앞 화개천, 그 너머로 지리산 줄기 고봉(高峯)의 밑자락에 펼쳐진 1만여평의 아름다운 야생차밭, 그 위로 ‘만수가 만든 茶’ 고택의 처마밑에 매달린 풍경 하나가 올려져 그것이 사진이 든, 그림이 든, 아니면 금방 시를 써도 훌륭한 작품이 되기에 충분했다.
‘만수가 만든 茶’ 홍만수 대표는 그래서 그랬던가.
구태여 녹차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을 꾸미려 하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는 ‘진실이라는 내 인생의 좌우명처럼 앞으로도 진실과 정성으로 고객들에게 더 좋은 차를 선물할 수 있는 영원한 “차 쟁이”로 남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홍만수 대표는 진실 또는 진심이 없는 가식적인 것들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이처럼 야생차를 고스란히 닮든 홍만수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만수가 만든 茶’는 화개면 모암리에 위치하고 있다. ‘만수가 만든 茶’는 1993년부터 이후 10년 이상을 ‘만수제다’로 운영이 되었고, 2006년부터는 ‘비주제다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다시금 야생 녹차에다 홍 대표의 옹고집을 함께 덖어서 ‘만수가 만든 茶’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만수가 만든 차를 맛 본 사람들은 ‘만수가 만든 茶’ 이름 그 자체에서도 고집이 보이듯이 그 차에서도 고집이 우러 나온다고들 한다.
현재, ‘만수가 만든 茶’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것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2002년 국제명차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고뿔차”다.
홍만수 대표가 고뿔차를 만들게 된 계기는 ‘30여년전 할머니의 정성과 사랑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 되었다.
당시 할머니는 찻잎을 마당 커다란 바위 위에 널어두고 시들면 비비기를 반복해 색깔이 빨갛게 변하면 이를 구들방에서 발효시켜 처마 밑 선반위에 올려두곤 하셨다. 집안 식구들이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발효시켜 둔 찻잎을 한움큼 솥에 넣고 팔팔 끓여 주셨는데, 그 걸 들이키며 구들방에서 땀을 내면 거짓말처럼 감기가 나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덖음녹차가 일반화 되면서 10여년 동안 명맥이 끊겼던 것을 재현해 낸 것이 고뿔차다.
그 후 발효차 이름을 고뿔차라 이름지어 지금은 한국 발효차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요즘 차 생산 농가들이나 관계자들이 차는 돈이 안된다고들 말하는데 현재 차는 돈이 안될지 모르지만 하동의 자랑 차의 역사와 문화는 실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그래서 하동의 야생녹차는 지리산이어야 하고, 섬진강이야 하며, 하동의 자연 그대로여야 한다고 말하는 ‘만수가 만든 茶’ 대표 홍만수씨는 하동야생녹차의 명장이다.
‘나 보다 더 짧은 녹차와의 연을 갖고도 명인이니 명장이니 하는데 나는 그렇게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홍만수씨의 말에 그의 아내가 ‘내가 인정을 하는데 당신이야 말로 하동야생녹차의 명장이다’라고 인정을 받으면서 자칭 비공인 명장이다.
아울러, 홍만수 대표는 말했다.
‘홍만수와 하동은 없어질 수 있겠지만 지리산과 하동 차 만큼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하동의 자랑이자 자존심 야생차밭은 그대로 잘 보존이 되어 반드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며 그것이 지금 이름을 걸고 차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라고…
/장성춘기자. 블로그naver.com/ hdnews9001

☞ 만수가 만든 茶
주 소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모암리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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