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의 학생수로 인한 비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 효과의 저하와 학생들의 사회‧윤리‧인성교육 등 집단화 교육을 통한 학습과정 제공의 한계, 소규모 집단에 의한 학생의 성취동기 상실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한편, 농촌지역의 소규모 중학교에 기숙사를 설치하여 도시로 이탈하는 학생을 줄여 학교를 활성화 시키고, 인성교육‧특기교육‧공동체교육 등의 프로그램과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적 경험 제공으로 교육여건를 크게 개선한다’ 는 당초의 당찬 목적에서 2012년부터 학교설립이 추진 되었던 하동의 기숙형 공립 중학교 ‘한다사 중학교’가 4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3월 2일 입학식을 갖고 공식적인 출범을 했다.
그리고,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내 강당에서 열린 지난 7일의 개교 기념식에서 초대 정한규 교장은 ‘기존 양보중학교, 옥종중학교 북천분교장, 횡천중학교의 통·폐합을 통한 거점 기숙형중학교로 지역민과 학부모님들의 기대가 큰 만큼, 학생 참여형의 배움 중심 수업과 소질을 계발하고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방과후 교육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신명나는 학교로 변화하고 있다’ 밝히고,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모두가 만족해 하는 명문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정한규 교장이 밝힌 ‘학생들의 마음밭에 별처럼 아름다운 꿈꽃을 피우는 학교로 만들어 바른 품성을 지닌 창의적인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육성한다’는 교육 목표에서 당초 한다사 중학교의 설립 취지나 목적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수가 있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으로 갖춰진 ‘웅장하고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드러나 보이는 내용면에서는 너무 실속이 없어 보인다’고 개교 기념식에 참석했던 일부 인사들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 시작을 했는데 다소 성급한 판단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우려와 기대속에서 문을 연 한다사 중학교의 현실은 농촌지역의 심각한 학생수 감소로 세곳의 학교를 불가피 하게 통폐합했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어떤 의미도 그다지 눈에 드러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다사 중학교 시작의 단면에서는 하동 군민들이 꿈꾸는 ‘명품 공교육’은 여전히 섯부른 꿈이라 볼 수 있었고, 따라서 갈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한다사 중학교가 롤 모델(role model)로 삼았던 것은 아마도 전국 최초의 기숙형 공립 중학교로 문을 연 충청북도 보은군에 있는 속리산 중학교다.
우선 한다사 중학교가 문을 열게 된 그 배경과 과정은 속리산 중학교와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개교와 함께 한다사 중학교 측에서 내어놓은 발전 계획에는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명품 공교육을 지향하는 농어촌 지역의 기숙형 공립 중학교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외부 학생들의 유입이다.
그런데 한다사 중학교의 발전 계획을 보면, 전국도 아닌 겨우 인근 지역의 학생을 유치한다는 계획 마져도 오는 2019년 부터다.
그렇다면, 앞으로 3년 후 그때도 작금의 농촌지역 학교의 상황에 비춰 볼 때 이대로라면 현재 전교생 75명 마져 또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고, 따라서 또다시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 이야기는 얼마든지 나올수가 있다.
그래서 농어촌지역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어쩌면 이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도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
속리산 중학교는 보은군 관내 3개학교 통‧폐합으로 2011년 3월 개교 후, 이듬해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들의 85%가 만족해 하였으며, 학부모들은 시설면에서 91.3%를 그리고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77.6%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개교 당시 97명이었던 학생수는 바로 이듬해 122명으로 급증하는 등 속리산 중학교 다니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났고, 그동안 이농 현상으로 지역에 비어 있었던 원룸이나 빌라 등이 오히려 자녀 교육을 위한 역귀향으로 모자랄 정도였다.
앞으로 3년 후에나? 그렇게 느긋하게 순서를 따지고 어쩌고 할 때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존폐의 위기로 내몰리는 농촌지역 학교들의 현실에서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할 것은 하동군과 교육당국 그리고 주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남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동군과 교육당국의 목적과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더 이상 학교가 흔들리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면 외부 학생의 유입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학생수 97명으로 문을 열었던 속리산 중학교는 이듬해 122명에서 개교 4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학생수가 165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