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4년전이다.
내외 50만 군민들은 물론 세인(世人)들의 많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나아가 그 이목(耳目)을 충분히 집중 시킬수 있을 만큼 보기도 좋게 잘 그려졌었던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갈사만조선산업단지의 청사진.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은 군민들의 마음을 한껏 설레게 하고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대단한 그 위용이 드러나고 보이고 있었어야만 하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갈사만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를 못하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그 속은 채우지를 않아 그야말로 실속도 없는데다 그럴듯한 겉포장으로 군민들을 현혹 시킨 것은 작금의 상황에 비춰서 볼 때, 어쩌면 대군민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라 해도 그다지 과언(過言)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갈사만의 현실은 그야말로 ‘빚 좋은 개살구’로 전락을 했고, 더구나 여전히 그 밑그림 하나 제대로 그리지를 못하고 있다 보니 이제는 군민들은 원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한창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숨가쁘게 분주해야 할 갈사만개발사업의 현장은 만신창이가 되어 벌써 수년째 멍하니 넋을 놓은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왜 아니 그러겠는가.
갈사만 문제라면 그동안 처음의 준비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필자도 어지간히 챙겨봐 왔으며, 또 최근의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잠시나마 참아 보려 애썼으나 도무지 그럴 기회 조차도 주지를 않는다.
얼마전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갈사만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해당 사업에 있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당사자로, 얽키고 설킨 문제에 대한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H과장이 갑작스런 인사발령과 함께 경남도청을 거쳐서 행정자치부로 떠났다.
자칫 실패의 기로(岐路)에 놓여질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의 과거와 그 진실을 아는 이, 또는 그 책임의 당사자로 지목이 되어질만한 인물들은 철저하게 제 주머니들만 챙겨서 하나 둘 떠나 버리고 이제는 없다.
이러다 보니, 군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처구니 없는 이번 인사이동과 관련해 군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곱지않은 시선과 더불어 이런저런 풍문(風聞)이 돌고 있다.
어찌 되었건, 다른 잡다한 문제들은 차치(且置)를 하더라도 지난 14년동안 군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서 난도질을 해 놓은 하동의 갈사만 문제에 있어 가장 확실한 장본인들이 갖가지 이유들로 모두다 사라져 버린 것이다.
민초(民草)들에게는 때로는 냉정할 정도로 원칙에 얽매이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가진 자들과 쥔 자들에게 있어서는 평등해야 할 법 마져도 가끔씩 무너지곤 하는 것은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병폐중 하나다.
그래서, 혹여라도 어떤 제식구 감싸기 또는 모종(某種)의 숨은 뜻이 담겨져 있지 아니하길 바라며, 무엇보다도 상과 벌은 누구에게나 공평 해야만 한다는 것을 구태여 주장을 하고 싶다.
한때 세상에 떠돌 던 우스갯 소리로 ‘00대통령이 밥상을 차려 놓았더니, 00대통령이 다 먹어 지우고, 00대통령은 뒷 설거지 하느라 애를 먹는다’는 말이 있었다.
하동의 현실을 직시(直視) 하면서, 갈사만조선산업단지 개발사업의 문제에 있어 그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워서는 안될 인물들이 하나 둘 슬그머니 모두가 떠나버린 작금의 상황이 영락없이 이런 꼴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온갖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만 고스란히 남겨 두고서 제 개인의 영예와 이익만을 챙긴 그런 인물들에게 결코 면죄부(免罪符)를 줄수도 없겠지만, 만에 하나 어떤 이유에서라도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
공과(功過)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자칫 하동은 군민 분열로 심각한 내홍을 겪거나 나아가 자치단체의 파산 이라는 극한의 상황도 간과(看過) 할 일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