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이 2030년을 목표 연도로 수립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중간 보고회를 가졌다.
용역기관인 창원대학교와 한국자치제도평가원(KSA) 연구팀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하동군은 향후 15년 후에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대표 지자체로 ‘누구나 꿈꾸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하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동군이 ‘대한민국 대표 청정도시, 대한민국 대표 농업도시, 대한민국 대표 복지공동체, 대한민국 대표 역사와 문화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번 하동사람들의 눈이 번쩍 뜨일만한 청사진이다.
물론, 꿈에서야 무엇을 못할까마는 그런데 여기에서 필자가 수년전에 이어서 또한번 그냥은 넘어 갈 수가 없는 것이 있다.
필자가 무엇에서건 계산하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숫자놀음을 하는 것이다.
하동군은 2030년 인구 16만명에 연간 방문객 767만명으로 100년 미래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하동사람들이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2020년 인구 20만 뉴 하동시’를 시작으로, 2020년 인구 18만, 2018년 인구 16만 등 이처럼 그동안 하동군 행정은 어떤 일관성이나 연속성이 늘 부족해 보였다.
누구도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 미래라고는 하지만, 인구 수 마져도 어쩌면 군수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걸핏하면 ‘늘였다 줄였다’ 했다.
줏대도 없이 우왕좌왕만 할 뿐, 결국에는 군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그런 모습들을 심심찮게 보여 왔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기간은 10년을 더 늦추고, 목표 인구수는 대폭 줄여서 2030년 인구 16만명 이다.
십수년째 매일같이 다니고 있는 목욕탕에서 엊그제 한 지인이 필자에게 말하기를 ‘이제는 2030년까지 하동인구가 16명이라면서요? 그 참 제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는 이제 좀 안했으면 좋겠는데…’ 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렇다. 무슨 숫자가 그렇게 중요하더란 말인가.
이제 하동사람들에게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같아서 어차피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숫자 놀음일랑 그만두고 내용에나 보다 충실해 아무리 청사진이라지만 좀 제대로 그렸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세부 발전방안과 주요추진 전략을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권역별로 ‘화개.악양.횡천면 등 지리산 일원의 북부산악 관광권을 역사와 문화, 관광 중심의 “휴양의 장”으로, 하동읍.적량.고전면 등 서부 섬진강 생활권은 행정과 정보 그리고 주거중심으로 “정주의 장”으로 개발하고, 횡천.양보.북천.옥종면 등 동부 생활 관광권은 관광과 산업, 주거 중심의 “활력의 장”으로, 진교.금남.금성면 등 남부 해안권은 산업과 물류 그리고 해양 중심의 “도약의 장”으로 각각 개발을 한다고 보고를 했다.
그런데 지난 2009년도에 당시 2020년을 목표로 발표했었던 장기발전계획 가운데 권역별 발전구상안을 보면, 화개면과 청암면의 풍부한 자연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 “휴양의 장”으로, 하동읍.악양.적량.고전면을 중심으로 한 섬진강 중심의 “정주의 장”으로, 옥종.횡천.양보.북천면 지역이 중심이 된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활력의 장”으로, 금성.금남.진교면 지역은 신규개발지 조성을 통한 지역의 새로운 축으로 “도약의 장”으로 각각 개발한다고 했었다. 아직 미완성의 작품이라지만, 비싼 용역비까지 들여서 군민들이 그다지 공감을 할 만한 특별한 내지는 독특한 어떤 것이라고는 없어 보이고, 그저 6년이나 지난 시점에 얼핏 봐서는 당시의 것 일부를 개정한 수준으로 보이니 군민들은 또 걱정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