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부터 지지부진 하던 국도 19호선 하동～평사간 4차로 확장공사가 최근에는 휴일도 잊은 채 마치 무언가에 쫒기 듯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각종 민폐들만 유발 시키면서 걸핏하면 멈춰섰던 그 현장을 기억 한다면 참 놀라운 모습이다.
그래서, 갑작스러워 보이는 이같은 행동으로 인해 자칫 날림공사가 되지 않나 싶고, 추후 해당 구간에서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드러나지 않을까 그런 우려를 낳게 한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뜻은 안중에도 없이 막무가내로 저지르고 있는 부산국토관리청의 밀어붙이기식 공사 행태는 두고두고 이나라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형식과 타성에 젖은 무능한 일부 공무원 등 관계자들을 군민들은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서 보도가 되었지만 부산국토관리청이 19번국도 확장공사를 하면서 마을의 입구에다 볼썽사나운 콘크리트 장벽을 치고 수백년을 드나들던 마을 진입로를 폐쇄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2일 집단 행동에 나선 가운데 30일에는 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역구 국회의원, 지역 도의원 및 군의원, 부산국토관리청, 경남도청, 시공사측 관계자, 군청 관계자, 마을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의 토론회는 보이기 위한 형식적인 자리에 불과해 보였다.
당초부터 부산국토관리청이나 하동군청 조차도 해당 마을의 주민들에게는 기존 진입로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고, 뻔뻔스런 소리나 지껄이던 국가산하 기관의 인사들이 그저 자기들의 입맛에다 맞춰서 일을 추진해 버린 엄청난 우를 범한 것이다.
더구나, 해당 주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날 토론회와 현장 방문에서 보여준 그들의 태도는 ‘당신들 아무리 떠들어 봐야 안된다’ 식으로 주민을 업신여기는 행태였고, 자신들의 오판에서 빚어진 결과에 대한 반성이나 드러난 문제를 해결 하려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그것을 회피 하려는 비열한 모습이었다.
아무리 국토관리청의 공사라지만 군 관내를 통과하는 하동의 대동맥인 국도 19호선을 확장 하는데 있어 해당 자치단체인 하동군은 무관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2000년 6월 3일 당초 실시설계 이후 파란만장했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군청의 관련 부서가 보여준 모습은 늘 저만치서 뒷짐만 지고 섰는 다소 괘씸한 그런 모양새였다.
걸핏하면 ‘이 공사는 부산국도관리청에서… 이 공사는 경상남도에서…’ 등 고작하는 짓이 나름의 핑계를 끌어다 넣기에 급급해 하는 그런 한심스런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동의 현실을, 대한민국 농어촌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서 보자면, 사실 마을 주민들 가운데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그런 곳이 부지기수다.
이에, 한줄의 한글 읽기에도 힘들어 하는 어르신들이 복잡한 도면이나 생소한 표현들로 떠들어 대는 설명을 듣고서 문제를 이해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이 중심이 되고있는 하동에서 군수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진정 해야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쭈뼛거리고 섯다가 국토관리청, 경남도청 등에서 나온 이들의 뒤나 따라 다닐 것이 아니라, 그들보다 지역을 잘 아는 자신들이 어떤 사명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복잡한 도면 앞에서 군민들을 대신하는 그런 모습이 올바른 대민 행정인 것이다.
아무튼, 이번 국도 19호선 흥룡마을 진입로 폐쇄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은 부산국토관리청이 주민들을 끝까지 무시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공사를 마무리 짓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한다.
추후 해당 진입로 입구에다 비문을 세우고 “주민들의 애절한 요구 마져 묵살하며 마을의 경관을 가로막는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고, 수백년 이어온 진입로를 폐쇄해 두마을의 미래를 망치는 패륜을 저지른 인물들이나 이를 방조한 이들의 이름을 새겨서 후세까지 전할 것이다”고 하니 과연 그 비문에는 누구의 이름들이 새겨질지 궁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