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하동이 직면한 최대의 문제는 군수의 독단과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비전의 상실이다. 다수의 보통군민을 위한 눈높이 행정은 실종되고 지역현안은 갈 방향을 잃어 헤매고 있다.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공사 방치, 무상급식 중단, 애매모호한 하동군 브랜드 강제, 지나친 군청주관 축제, 초고령화 사회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 결여, 인사와 행정전반에 대한 불신, 소통에 대한 부재, 즉흥적인 정책발표 등 일일이 나열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이다. 우리 군민은 허무와 불안을 넘어 분노를 억제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연 하동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나 양식 또는 이념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하동이 추구해야 할 시대정신과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한 정확한 인식,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군민 눈높이 행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우리 5만 하동군민의 최대의 관심사인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공사는 2014년 2월 13일 중단된 이후 1년 6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그동안 행정은 기한을 제시하며 정상화 약속을 되풀이했지만 단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윤상기 군수는 작년 6월 당선되자마자 한 달 이내에 공사 중단 사유를 소상히 알리고 재개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그해 10월로 연기하더니 다시 올 연초로, 다시 올 4월로, 또다시 올 상반기내로, 끊임없이 연기만 할 뿐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급기야 “정상화를 위해 서두르는 것보다도 기존의 문제점을 완전하게 해소시킨 후 새로운 사업자가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한다. 약속불이행뿐만 아니라 공인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이념 논쟁으로 시작된 무상급식중단은 전국 최초로 하동군이 앞장서는 꼴이 되어버렸다. 한쪽에선 전 도민과 학부모를 종북몰이로 몰아세우고, 다른 한쪽에선 아이들 밥도둑으로 맞서고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바다는 우리하동의 브랜드이자 최고의 자산이다. 최고의 브랜드가 버젓이 있고 수많은 군민들의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프스 하동이라는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제정하여 군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당장 농어민들이 생산한 제품이 상표문제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10년간 사용해 온 하옹촌이란 브랜드가 있고, 이제 겨우 전국적인 인지도가 구축되어 가는 상황에서 갑자기 알프스 하동이라는 너무도 쌩뚱맞은 용어를 브랜드로 사용토록 하고 있단다. 군민들의 공감대형성 과정인 공모나 변변한 간담회,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즉흥적인 군수의 생각을 정책화 해버린 것이다. 마하행정이란 슬로건도 마찬가지다. 갈사만 사업에서 보여주듯 연기 또 연기하는 행정이 마하행정이라면 이는 용어자체로 또다시 군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선심성 행정이 난무하고 민간이 아니라 관이 주도하는 불필요한 홍보성 행사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올해는 재첩축제도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섬진강재첩축제 준비과정에서 보여지듯,추진위가 구성되어 있음에 행사비를 누가 어떻게 지출하였는지 따져보아야 대목이다
한 행사가 축제로 자리잡기까지 축적된 관련자들의 오랜 노력과 경험이 단번에 묵살되고, 관이 직접 행사를 주관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민간에서 할 일과 행정이 해야 할 일을 분간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첩축제에 사용된 2억5천여만 원의 예산은 무상급식 중단 등 공공복지예산을 줄이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행정에는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공직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으로서 그 말을 누구보다 잘 알만한 현 군수는 취임 후 일 년 동안 대여섯 차례나 인사를 단행했다. 너무 잦은 인사다. 심지어 0과장의 경우에는 한직으로 밀어 낸 후 한두 달 만에 복귀시키는 일도 있었다. 군 행정이 그 한 명에게 휘둘리고 있다니 군민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또한,. 인사는 합리적이고 신중해야 한다. 혹자는 군수가 대민자세에서부터 군정 고유의 업무영역까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일방적이다 보니 담당공무원들이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위의 사례들은 하동의 시대정신을 군민들과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나열한 대표적인 케이스에 불과하다. 군민은 정말 혼란스럽다. 백년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이 모양이라니 기가 찬다. 우리는 윤상기 군수가 하동군민들의 유감스러운 마음을 제발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