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용하는 언어 중 희망이란 단어만큼 멋진 단어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희망은 앞일에 대하여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라는 것이다.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소망과 꿈과 기대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변을 둘러보고 희망을 주는 것들을 찾아보고 싶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의하면 인류최초의 여성은 판도라이다. 신과 인간을 다스리는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고 인간을 처벌하기 위해 모든 신들을 동원해서 ‘아름다운 재앙’이라 불리는 판도라라는 여성을 만들어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낸다. 제우스가 보낸 것인지 애초에 처음부터 에피메테우스 집에 있었던 것인지는 논란이 있지만, 평소 판도라에게 항아리만큼은 열지 말라고 당부를 하던 에피메테우스가 집을 비운사이 호기심을 참지 못한 판도라가 항아리 뚜껑을 열어본다. 항아리를 열자마자 세상의 온갖 불행과 질병, 고통이 쏟아져 나온다. 이에 놀란 판도라가 급히 뚜껑을 닫았지만, 모든 악의 근원이 세상 속으로 흩어지고 항아리에 마지막 남은 것은 희망뿐이다. 이후 평온했던 인류는 재앙에 휩싸였다고 한다. 오늘날 학자들은 남아 있는 희망을 좋게만 보지 않는 것 같다.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금기를깨트리는 것을 두고 판도라의 상자라고 부른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들 아는 판도라의 상자이다.
그 어느 때보다 희망이 절실한 시대이다.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혼란스럽다. 다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현실정치를 생각하면 더욱 갑갑하다. 우리국민 대다수는 뭐가 뭔지 혼란스럽다. 22조라는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을 들여 MB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녹조라떼라 불릴 정도로 오염된 강을 만들어 비웃음을 사고 있고, 304명의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사건은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직까지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분노의 트라우마로 여당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몰아세우더니, 급기야 14일 만에 물러나게 만들어버렸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그 여파로 인해 경제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야당은 집권여당의 잘못된 정치에 대해 견제세력으로서 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고 집안싸움에 골몰하느라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하동을 돌아보자. 여기저기 벌집 쑤셔놓은 듯이 도로공사로 파헤친 곳이 너무 많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국회의원과 군수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갈사만은 1년 6개월째 방치되어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1년 전 파행적인 지방선거로 야기된 국민분열은 아직껏 치유되지 못하고 있고, 시민단체에서는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조치로 군수와 도의원 주민소환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훈훈한 소식들도 넘쳐난다. 보금자리 기부사업을 펼쳐온 엄상주 (주)복산약품 명예회장은 사랑의 집 3호를 기증을 하기로 했고, 독림가 김용지 옹은 평생을 기른 편백나무20여만 그루와 임야를 우리 군에 기부하기로 했다. 건설기계하동지회에서는 군 장학재단에 장학금을 기탁했고, 또 얼마 전에는 한국미술가교류협회 이사장 양태석(74) 화백이 자신의 그림과 소장 작품 259점을 기증하는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7월 하순에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집수리와 마을벽화그리기 어르신영정사진 무료제작 기증 봉사활동을 위해 백여 명이 우리 하동군을 찾아온다고 한다. 크고 작은 선행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온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그렇다.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 남은 희망은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여전히 어려움 속에서 희망이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하동에 선이 되는 희망이 넘치는 이야기가 가득차길 희망해 본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일수록 한번 쯤 이웃을 돌아보고 함께 기뻐하는 일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