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지 1주년을 맞이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1년 전 6.4지방선거 하동군수 선거 과정을 되짚어 볼 시점이다.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하동군의 장래를 위해, 민주적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 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로 잠잠할 날이 없는 하동군과 관련 정당과 당원, 그리고 국민분열이 너무나 안타깝다. 관련 당사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도 요구된다.
작년 하동군수 선거는 공천잡음과 마타도어, 새누리당 중앙당의 황당한 결정 등이 빚어낸 촌극으로 결국 한사람의 젊고 참신한 정치인의 인생행로를 흔들어 놓았다. 어쩌면 그 촌극으로 현재 하동군민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발생한 문제는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그 누구도 책임을 묻지 않았고, 또 누군가는 세월 속에 묻혀지기만을 기다리는가 보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필자에게선 검찰 경찰 선관위 그 어떤 곳에서도 불법선거의 정황을 찾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필자가 직접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래서 억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1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 선거의 후유증이 어찌 그리 쉽게 잊히랴!
새누리당은 지난 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비록 제한적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이지만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참여경선방식은 공직선거후보 선출을 중앙당에서 하는 것이 아닌 당원과 일반유권자가 선출하는 방식이다. 과거의 권위주의적이었던 하향식 공천에서 당원이나 유권자가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으로 보다 진일보된 후보공천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 제도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정치인에 의해 좌우되는 공천의 폐해를 줄이고, 예비선거를 보다 개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정치세력의 영향력은 줄이고 국민들의 영향력을 크게 하기 위해 생겨났다. 이는 미국에서 대통령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민주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 제도를 통해 처음으로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문제는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국민참여경선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준비과정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공천잡음을 줄이는 것이 선결과제다. 당협위원장(캡틴)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새누리당 하동군수 후보자 선출과정은 당협위원장인 여상규 국회의원이 중앙당 지침을 가지고 주도로 이루어졌다. 핵심당원 100여명에게 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방식을 제의하여 후보선출 방식이 정해졌고, 선거 결과 필자가 1위를 하여 공천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예비선거과정에서 흑색선전이 난무했고 투서와 진정, 모함을 이유로 중앙당은 공천을 철회하기로 결정한다. 선거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었거나, 후보자가 금품을 살포하는 등의 명백한 선거법위반이 확정되었다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단지 유언비어와 책임지지 않는 투서, 진정을 이유로 집권여당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선거를 나흘 앞두고 새누리당은 당시 필자의 불법행위가 애초에 없었음을 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에서는 내천이라는 카드로 민심을 되돌려보려 했지만 한 번 등 돌린 민심은 돌이킬 수가 없었고, 워낙 한꺼번에 많은 이슈와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선거판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책임을 가진 캡틴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중심잡기에 실패한 것이 문제발생의 원인이 된 것이다.
8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본선거가 시작되자 마타도어가 더욱 심해져 당시 필자의 자택 및 사무실 압수수색설, 3억원인출설, 체포영장발부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확대 재생산되었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자지했던 필자는 고배를 마시게 된다. 결국 예비선거에서 2위에 머물렀던 윤상기 후보가 24.7%의 전국최저 득표율로 당선되기에 이른다.
선거전에서 마타도어는 치졸한 꼼수이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금품살포수수와 유언비어 날조, 상대방 비방은 공직선거법에서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하동군은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마타도어가 횡행했다. 당선자를 바꾸어 놓을 정도로 마타도어는 끔찍했다. 마타도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그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선거나 전쟁의 심리전에서 사용하는 마타도어라는 용어는 스페인어 마타도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마타도르는 투우사들의 최고책임자로 투우경기 마지막에 단 한방으로 소의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사람을 가리킨다. 1950년대 미군은 우리 한국에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마타도어를 배치했다고 한다. 영어로는 블랙 프로파간다(black propaganda), 즉 흑색선전이라고 불린다. 소문, 풍문, 유언비어, 대중조작과 민중선동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의도와 방법으로 대중을 좌지우지 하려는 꼼수다. 마타도어 정치인으로는 히틀러가 유명하다. 그런데 선거 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타도어 선거를 한 장본인들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꼭꼭 숨어서 누군가와 함께 축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지역구 당협위원장은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적 법적 결함을 보완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지역구 책임자인 당협위원장은 1년 전 전국동시지방선거 하동군수 선거가 파행으로 끝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당협위원장이자 현역국회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엄중하게 먼저 자기 자신에게 물을 줄 알아야한다. 그러나 당과 국민을 분열시킨 장본인으로서 지역구 캡틴으로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어 당원과 군민들은 혼란스럽다. 경선비용으로 수천만원씩을 부담하였는데 경선을 원천 무효화를 시켰다면 그 비용도 누군가 책임있는 자세로 대책을 제시했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에서 완전한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이다.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당 차원의 혁신안이기도 하다. 그런 마당에 현역 국회의원인 사천 남해 하동 지역구 당협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파행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지역구 캡틴이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