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화 커피, 한 잔의 완벽한 커피란?(1/25) ​

“커피란,
커피나무에서 생두를 수확하여 가공공정을 거쳐 볶은 후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섞어 추출하여 음용하는
독특한 풍미를 가진 갈색에 가까운 기호음료이다.
그리고 커피란
커피나무 열매(커피체리, Cherry)속의 씨앗(생두, Green Bean)을
볶고(원두, Coffee Bean), 갈아(Ground Coffee)낸 후
물을 이용하여 그 성분을 추출하여 만든다(Coffee Brewing),
에티오피아의 ‘카파’지방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어원은 발견지인 카파Kaffe지방과 아랍어인 카파Caffa(힘),
이슬람어로서 카와Khawa(Qahwah,술) 등 여러 가지 설이 있기도 하다”
라는 것이 백과사전적 커피의 정의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오늘 알고자 하는, 말하고자 하는 커피란, 위의 백과사전적 정의처럼 과연 기호음료이기만 할까요? 그렇다면 이제껏 봐왔던, 몇 천 년 이상이나 커피를 마셔온 사람들은 단순히 기호음료로서만 커피를 마셨던 것일까요?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 S.M 탈레랑 -

18~19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탈레랑은 그의 커피예찬에서 보신 것과 같이 커피는 유혹이라고 표현하며 진한 향기와 황홀한 맛을 찬미하였습니다. 악마처럼 검은 그 강렬한 유혹과 뜨거움, 마시고 난 이후에 느껴지는 천사와 같은 순수함과 달콤한 사랑의 맛은 그 어떤 차와도 비교할 수 없는 커피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우리나라는 대한제국시대에, 1883년에 제물포(지금의 인천)를 처음으로 개항하였습니다- 커피를 마셔본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이것을 “洋湯국, 양탕국”이라 불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서양의 물건들에게 붙는(양파, 양초, 양배추 등)
‘서양:양’의 ‘洋’,이라는 말과
‘국’이나 ‘탕약’의 뜻인 ‘湯’,
마실거리라는 의미로 ‘국’

이렇게 하여 ‘양탕국’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커피의 원산지인 아프리카나 커피가 전해진 아라비아, 유럽, 동양권의 어느 나라도 그 발음이나 명칭에 있어서 “커피”라는 명칭(발음이나 언어)에서 자유롭지 못하였음을 지금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탕국’이라는 단어자체는 우리민족의 서양 문물에 대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참으로 독창적인 명명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슬람권에서는 카파 혹은 카흐베, 영어권에서는 커피, 유럽권에서는 카페 혹은 코페, 동양권 역시 커피(동남아시아일대)라고 합니다. 중국은 카페이(咖啡, 가배), 일본 역시 코히(コーヒー, 코오-피)라고 표현합니다.

커피는 세계 물동량 2위(1위는 석유), 농산물로서는 세계 물동량 1위를 자랑합니다. 밀이나 옥수수 등 식량자원이 아닌 커피가 1위라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하루에 25억잔이 소비되는 커피, 어째서 사람들은 그렇게 커피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일까요?
커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거나 커피공부를 해보신 분들, 혹여 커피에 관심이 별로 없으신 분들이라도 TV매체나 책,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분야에서 커피에 관한 것들을 한두 번쯤은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커피에 관한 긍정적 의학지식들이 새로이 회자되고, 커피가 이루어가는 세계 역사의 줄기가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지식적으로, 문화적⦁인문학적으로, 그리고 상업적으로 다시금 조명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커피역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여행을 하고, 여행지에서 이루어지는 그 나라만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발췌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 유명인들 대부분이 커피애호가였고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들이 커피애호가임을 자처합니다. 그리고 한번쯤은 자신만의 커피에 대해 정의를 내립니다. 이렇듯 커피는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참으로 많은 영감을 주고, 많은 사건을 일으키고,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왜 커피가 이렇게나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인지, 그 매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S.M.탈레랑의 커피예찬을 살펴보면, 탈레랑은 정말 완벽한 커피를 마신 것 같습니다. 커피예찬을 저렇게 할 수 있다니! 한 잔의 완벽한 커피를 마시지 못한 사람이라면 저러한 커피예찬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자신이 마셨던 한 잔의 완벽한 커피에 대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100원에 마신 자판기믹스커피이든 10,000원에 마신 고급 드립커피이든 그 커피를 마실 당시의 커피 센티멘탈 밸류는 그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지요. 그렇다면 한 잔의 완벽한 커피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요?
한 잔의 완벽한 커피는 농부가 정성들여 키운 좋은 커피빈을 그 가치를 볼 줄 아는 커피감별사들에게 감별되고 실력 있는 로스터가 아주 세밀하게 잘 볶은 후 안정적인 숙성과정을 거쳐 그 맛과 향이 최대치에 이를 시점에 전문 바리스타의 안정된 손길로 뽑아지는 종합예술과도 같은 것입니다. 바리스타의 마음이 담긴 이런 커피, 마셔보고 싶지 않으신지요?
그렇다면, 커피와 함께하는 세계 역사에 관심가지시기 바랍니다. 지나가버린 역사를 상기하는 이유는, 그 역사에 우리의 미래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인간은 삶의 지혜를 축적해왔고, 그것을 현재와 미래에 접목시켜 왔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떠한 준비되고 예정되어진 섭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커피역시 그러합니다.
앞으로 진행되어 나갈 커피의 역사는 2부의 제목처럼 세계의 역사와 함께 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역사와 함께 움직입니다. 커피와 함께 이루어가는 세계의 역사, 인간의 역사와 함께 커피의 역사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