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은 분명하게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그래서, 하동에서 농업이란 아직까지는 도저히 떼려야 뗄수가 없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렇지만 갑오년(甲午年)의 말미(末尾)에 이르러 올 한해 하동의 농업을 돌이켜서 보면, 하동 사람들은 “망했다”.
녹차가 망했고, 매실이 망했고, 밤이 망했고, 배가 망했고, 감이 망했고, 배추가 망했고.....,
새해에도 이같은 상황이 그대로 이어져 간다면 하동의 농업은 더불어 하동의 많은 사람들은 그야말로 생사(生死)의 기로에 놓여지는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곧 다수(多數) 하동사람들의 숨통을 점차적으로 조여 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할 것이다.
농업협동조합, 즉. 농협이란? 농민들이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서 스스로의 생산력 증진과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따라서, 농협은 농촌 또는 농민들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아쉽게도 광복 그 이후 농협이라는 조직이 태동한 이래 누누이 그렇게 해 왔듯 ‘제 살이나 찌우고, 자기들 잇속이나 채운다’라는 국민적 비난은 끊이지를 않는다.
농협이라는 조직에 뿌리깊이 박힌 이 같은 문제는 지역 농협이라고 해서 결코 피해갈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농촌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져 가고, 농민들은 캄캄한 어둠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해서 아우성인데도 그 사이 살이쪄 공룡조직이 되어 버린 농협은 이미 우리의 농촌과 농민들에게서 등을 돌린지가 오래다.
아무튼, 얼마전에 누군가가 그랬다.
‘요즘 각 지역 농협의 이사들 회의비가 시급으로 따진다면 대통령 보다도 훨씬 많다는데 그것도 담합을 했는지 자꾸 올린다.’라고
그래서, 하동군 관내 각 농협별 이사회 회의비 등을 파악해 보았더니 대부분이 20만원에서 23만원선으로 확인이 되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회의시간이 30분~1시간 사이가 평균적이라고 하니 일단 제보자의 말대로 대통령보다도 훨씬 많은 대단한 시급을 받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 제보자가 지적한 문제의 요지는 단순하게 이사들의 회의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전 한 농협에서 갑자기 5만원이나 인상을 한 것에서 비롯 된 것이다.
서두에 언급을 하였듯 하동의 농민들이 ‘망했다’고 하는 이런 상황에서 현실에 비춰 자진해 삭감을 시키지는 못할망정 과연 무슨 이유에서 그렇게 올렸냐는 것이다.
녹차, 매실, 밤, 배, 감, 배추 등의 판로가 훤히 열리고 제 값을 받으면서 하동의 농업이 활기가 넘쳐 농민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도는 그런 상황이라면 그나마 다르겠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그렇게 올리고 또 그만큼 받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또하나 실소(失笑)를 금치 못할 것이, 어떤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대단한 시급(時給)을 그저 마다않고 챙기는 이사들의 대부분이 녹차, 매실, 밤, 배, 감, 배추 등의 막힌 판로나 가격 폭락에 안절부절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하니 참 그 모양새가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