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문 찬인

어느덧 12월 중순입니다.
어영부영 갑오년 한해가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백수(白手)가 과로사(過勞死)한다고 하는 일도 없는데 바쁘고, 남는게 시간 뿐인데도 세월의 흐름은 빨라지기만 합니다
내년엔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의미있는 해를 보냈다는 만족의 년말을 맞았으면 하는 바램이 매해 되풀이 되었지만
을미를 맞는 이번 세모에도 다짐을 한번 더 해봅니다

올해가 갑오년 푸른 말의 해였으니 십간십이지 육십갑자를 짚으면 내년은 을미년(乙未年 ) 푸른 양의 해가 됩니다
양은 성격이 유순하고 무리생활을 즐기는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이지요
포유류에 속하고 태어난지 1년6개월이면 어미양이되어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전세계에 10억마리 이상의 양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BC 5000년겅부터 가축화 되기 시작 하였습니다

한해가 바뀐다는 것은 지구가 공전궤도를 따라 태양을 한바퀴 돈다는 것입니다
태양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중심이요 근본 에너지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태양에서 지구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하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변화가 만물의 생장수장(生長收藏)에 영향을 미치고 그 순환이 거듭되면서 역사는 쌓이고 진화는 거듭됩니다

동양의 60갑자는 지구 공전의 역사를 60마디로 나누어 변화를 기록 예측하는 하나의 체계입니다
하늘기운인 10천간과 땅의 기운인 12지지를 한데 묶어 세상사의 씨와 알을 60주기 안에 가두고 있지요

을미(乙未)를 풀어보면 하늘기운인 을(乙)은 늦은 봄으로 아직은 찬기운이 남아있고, 땅의 기운인 미(未)는 늦은 여름으로 늦더위에 대지가 아직은 뜨겁습니다
하늘의 찬기운과 땅의 뜨거운 기운이 부딪쳐 소용돌이 칠 상황이지만 두기운 모두 음(陰)에 속하여
겉은 시끌법적 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복잡다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역사중 양의 해에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935년(을미년) 신라멸망
*1559년(기미년) 임꺽정의 난
*1595년(을미년) 임진왜란 발발 4년째
*1811년(신미년) 홍경래의 난
*1871년(신미년) 신미양요(미국 제네랄셔먼호 강화침공)
*1883년(계미년) 태극기 국기결정
*1895년(을미년) 명성황후시해, 단발령
*1907년(정미년) 헤이그밀사사건
*1919년(기미년) 3.1독립운동

을미년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중 민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신라멸망과 단발령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신라의멸망은 고려왕조의 출범을 알리는 것으로 경상도의 1000년정권이 무너졌으며
단발령은 우리민족의 생활양상을 획기적으로 바꾼 일대사건이었습니다

1895년 12월30일 고종황제는 전국민에게 단발하라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고종황제의 상투는 당시 농상공부 대신이었던 정병하가 잘랐고, 대신이하 관리들은 머리를 자른후 가위와 칼을 들고 다니며 강제로 백성들의 상투를 잘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유생들은
내목을 잘랐으면 잘랐지 내 머리를 자를수 없다고 맞섣다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단발을 한 사람은 1885년에 중국 상해에서 유학중이던 윤 치호였고, 여성으로는 1921년 강향란이 처음으로 요즘의 쇼트커트를 한 기록이 있습니다

내년은 을미년입니다
서곡 정대붕이란 분이 송하비결(松下秘訣)을 해석하여 내년 운세를 예측하였습니다

청양지세(靑羊之歲) 푸른 양의 해에는
민생유수(民生流水) 민생은 흐른 물과 같고
돌연천재(突然天災) 갑자기 천재지변이 발생하여
일시경동(一時驚動) 한동안 매우 놀랄 것이다
뇌천지진(雷天地震) 하늘에는 우레가, 땅에는 지진이
불연왕가(不然王家) 아니면 왕가에 놀랄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