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화 CoffeeBreak vs TeaTime and... COFFEE TIME!

“내게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것은 진한 커피, 아주 진한 커피이다.
커피는 내게 온기를 주고 특이한 힘과 기쁨과
쾌락이 동반된 고통을 불러 일으킨다”
나폴레옹(1769~1821)
커피예찬 중 유명한 이 말은 18세기를 풍미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커피명언입니다. 젊은 장교시절, 커피값이 없어서 모자를 맡기고 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광이었던 나폴레옹은 후에 군대음료를 커피로 정한 최초의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이 커피예찬처럼 커피는 정신을 차리게 하고 온기를 줍니다. 힘과 기쁨과 쾌락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3~4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혹은 아침 식후에 마시는 커피는 밤새 느슨해진 내 몸을 깨워 활력을 충전시키고, 커피의 카페인은 정신적인 각성을 불러일으켜 하루를 시작하는 활력소가 되게 합니다. 점심식후나 나른한 오후, 하루 중 일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간에 마시는 커피는 오후 일을 위한 영적 충전과 각성을 위한 좋은 음료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후에 커피를 마실 때에 ‘커피타임을 갖자’이렇게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커피타임은 콩글리쉬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한국에서만 쓰이는 말인 것이지요.
실제로 서양에서는 커피타임이라고 하지 않고 ‘커피 브레이크’라고 합니다.
푹 쉬는 시간이 아니라 ‘브레이크’, 즉 일을 잠시 멈추고(Break), 다음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갖는 ‘잠깐’의 휴식을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커피는 참으로 전투적인 음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를 마시고 활력을 얻고, 커피를 마시며 영감을 얻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밤샘 작업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글을 씁니다.
樂聖 베토벤은 커피를 마시면서 영감을 얻었고, 프랑스의 유명한 사실주의 문학가 발자크(Honoré de Balzac,1799~1850)는 “커피는 내 삶의 위대한 원동력”이라고 까지 한 커피광이었으며 나폴레옹은 커피를 마시면서 전쟁까지 하였으니 정말 전투적인 음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미군들이 가져온 음료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커피였습니다. 커피를 잘 가공하여 봉지에 담아서 가져온, 우리나라 믹스커피의 원조가 된, 바로 인스턴트커피였지요. 인스턴트커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다시 커피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는 앞에서 바쁜 일상에서 갖는 커피타임(커피브레이크)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자, 그럼, 차를 마시는 시간은 어떠한가요?
필자는 수년 전, 카페 단골손님의 초청으로 부산의 유명한 차모임을 함께 한 일이 있었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모임이었는데, 한 달에 한 번 주기별로 모여 새로이 들여온 차를 마시며 차에 대해 품평하고 맛을 보는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한번 시작되는 티타임은 3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고 당연히 낮이 아닌 저녁에, 일과를 모두 마치고 가서는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모임이었지요.
이렇듯 차는 쉼과 여유를 상징합니다. 커피가 動的인 음료라면 차는 靜的인 음료입니다. 차는 하던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휴식하면서 여유롭게 쉬는, 차를 마시는 시간을 따로이 내어서 마시는 음료입니다. 지인들과 함께 모여 몇 시간이고 차를 나누며 담소를 즐기는 것, “티타임”의 여유를 갖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로 보면 커피브레이크와 티타임이 주는 느낌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커피도, 커피 브레이크가 아닌 커피타임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하루를 정리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말없는 대화 속에서 함께 음악을 들으며 영혼을 교감하고 자신의 마음을 한번쯤은 내비칠 수 있는 것은 커피만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요?
한 잔의 커피가 주는 영혼의 여유를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H.D.발자크의 <커피송가>입니다.
“커피가 위 속으로 미끄러지듯 흘러 들어오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생각이 전쟁터의 나폴레옹의 대군처럼 움직이면서 한바탕 전투가 시작된다.
추억은 행군의 기수처럼 돌격해 들어온다.
논리의 보병부대가 보급품과 탄약을 들고 그 뒤를 바짝 따라간다.
재기 발랄한 착상들이 명사수가 되어 싸움에 끼어든다.
등장인물들이 옷을 입고 살아 움직인다.
어느 새 종이는 잉크로 뒤덮인다.
전투가 시작되고, 검은 물이 도발해 검은 물로 종결된다.
진짜 전투가 시커면 포연 속에서 가라앉듯이.”
- H.D.발자크, <커피송가>中 -

【양탕국 커피문화마을】
하동군 적량면 공드림재길 155
홍경일 대표 : 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