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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논설위원의 [삶과 생각](66)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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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01  17: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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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논설위원(경상국립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작년에는 겨울이 따뜻했다. 그래서 올해는 봄이 빨리 와 꽃도 좀 일찍 필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예측은 빗나갔다. 꽃은 자연의 정상적인 시간표를 따라 피었다. 여러 지자체들이 올해 준비했던 축제들이 대부분 낭패를 본 이유다. 꽃 없는 봄꽃 축제가 되고 만 것이다, 대체 인간의 능력이 얼마만큼 발전해야만 자연의 흐름을 제대로 추측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될까?

물론 꽃이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그때그때 즐기면 될 걸, 우리가 우리들의 편의를 위해 인위적으로 행사를 계획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누구를 원망할 일도 없다. 탓할 대상도 없다. 그저 자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였을 뿐이다.

예측과는 좀 달랐지만, 우리 하동의 자랑 벚꽃은 올해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기쁨과 낭만과 추억을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올해의 봄은 봄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몸이 불편하여 병원을 오가느라 상춘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을지라도 내 마음이 불편하면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요, 이 세상 아무리 맛난 음식일지라도 내 몸이 불편하면 그 맛으로 행복할 여유도 기력도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일생의 부귀영화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뭣보다 중요한 건 지금의 내 건강이 아닐까 싶다. 요즘 들어 특별히 절감하는 것이 바로 이 건강이다.

이참에 생각나는 구절이 하나 있다. “천하 만물 중에 내 몸보다 더 귀한 건 없다.(天下之物莫貴於吾身.)” “온 천하의 물건을 다 준다 해도 내 몸과는 바꿀 수가 없다.(擧天下之物無以易此身矣.)”라고 한 격몽요결속 구절이다. 물론 원문은 효도 차원에서 강조한 내 몸이지만, 단장취의(斷章取義)하여 역시 개인적인 건강과 연결을 시켜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물론 평소에도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을 지당하게 생각했고, 몸이 불편하지 않을 때는 제대로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오다가 실제로 몸이 불편한 현실이 되고 보니 인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옳은 말임을 깨닫게 된다. 정말이지 건강이 최고다.

내가 요즘 겪고 있는 고통은 심한 이명과 청력저하 현상이다. 여기에 어지럼증이 더해져서 생활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명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요즘 들어 더 정도가 심해졌고, 왼쪽 귀 청력은 신경이 죽어 재생 불가란 판단을 받았다. 생활이 불편하면 보청기를 끼어야 하지만 오른쪽 귀가 아직 살아있으니 그냥 불편을 좀 감수할 요량이라면 그냥 살아도 된단다. 의사 소견이다.

이명과 청력상실보다 더 괴로운 건 어지럼증이다. 이석(耳石)에 생긴 문제라는 진단에 따라 처방약을 먹고는 있지만 쉽게 안정이 되질 않는다. 참 얄궂은 요즘이다. 평소에 별일 없이 잘 듣고 보고 말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를 새삼 절감한다. 물론 잘 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오래 사용하고 늙으면 자연스레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는 이치를. 그러나 그런 고장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인지상정이 버림을 받았을 때의 상실감이란 실제 경험자가 아니고선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사의 마지막 당부는 간단명료했다. “운동하세요.” 당부가 아니라 강한 명령이었다. 몸 어느 부분이 불편하더라도 그것과는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른 실천으로 어제부터 운동을 조금 하고 났더니 허벅지가 뻐근하고 피곤하다. 이런 걸 기분 좋은 피로감이라 하는 것일까? 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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