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놈 자식이 밉다...밉다 하니까 어떻게 미운짓만 저렇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옛날 좀처럼 어른들 말이라고는 듣지를 않으면서, 매번 하는 짓 마다 걸핏하면 사고로 연결시켜 늘 속을 썩이기 일쑤인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게 우리의 부모님들은 흔하게 이같은 말씀들을 하셨다.
최근 불의의 화재 사고로 피해를 입게 된 화개장터 일부 상인들이 엊그제 ‘군청으로 몰려 갔다’는 소문이 하동읍을 중심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상인들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속도로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 였지만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이것을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에서의 각오와 그 노력의 일환에서 군 행정이 우선적으로 피해 상인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자리라면 그것을 만들기에 누구 보다도 앞장서 나서야 할 그런 입장일 것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피해 상인들이 오히려 그런 자리를 외면하고는 군청으로 몰려 갔다는 사실에 다수의 군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발생 후 군수를 비롯한 군청 공무원들, 여기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향우들, 이밖에도 하동의 노력에서 얻어진 수많은 사랑의 손길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일부 상인들이 어쩌면 그들만의 또 다른(?)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로 삼으려는 그 속이 너무도 확연해 보이는 그런 행동을, 상황이나 정황에도 전혀 걸맞지 않는 행동을 구태여 하고 말았다’ 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이다.
이같은 여론을 반증 하 듯, 만나는 사람들 마다 ‘이번 기회에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질에다 걸핏하면 고소․고발이나 일삼는 일부 상인들이 더 이상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오히려 군민들이 군청으로 몰려가서 집단 항의를 하자’ 라는 극단적인 표현들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이날의 돌출 된 행동으로 말미암아 현재 하동의 분위기는 ‘화재로 소실 된 지금의 장터 공간은 다른 홍보관이나 전시관 등 기타 다양한 용도로 활용을 하고, 화개장터는 인근 넓은 지역(일명 땅번지)으로 옮겨서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거나 ‘구태여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건물을 짓지 말고 그야말로 옛날의 시골장터와 같이 일정한 자리에서 상인들이 자유롭게 노점상을 하는 그런 형태로 바꿔야 한다’ 또는, ‘공유재산을 마치 점령이라도 한 것 처럼 일부 상인들이 스스럼 없이 하는 지나친 행동을 계속해서 묵인해 주는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하동이 크게 후회 할 그런 또다른 문제꺼리를 만드는 것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와 더불어 시간을 두고라도 획기적인 대책마련 또는 분명한 방향전환을 촉구하는 그런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그동안 필자도 지난 15년동안 화개장터와 관련해 많은 잘못된 부분들 또는 개선해야 될 그런 것들을 꼬집어 왔고, 지난 9월에도 제보된 민원을 확인 해 본 결과 구석구석에 불법이 난무했으며 당시 눈여겨 본 문제점들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화개장터 입점을 위한 추첨 현장에도 참석해 필자는 그 과정을 지켜 보았는데 당시 상인들은 대부분 행정의 정당한 요구에 적극 협조를 하면서 법을 지키고, 손님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그런 모습들을 보이겠다는 의지들을 내 비쳤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도 잠시, 상인들 끼리 四分五裂이 되어 관련 행정이나 지역 주민들의 표현대로 라면 ‘하루도 조용한 그런 날이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화개장터는 하동군이나 군민들이 막대한 예산과 노력으로 겉 모양은 호화스럽게 치장을 했지만 정작 내부는 일부 상인들로 인해 썩어 있다’는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아무튼, 모든 정황들이 이러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니 거듭 분명한 것은 피해상인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은 밉든 곱든 하동군 행정을 중심으로 해서 50만 내외 군민들과 더불어 모든 것들을 함께하고 같이 하는 것이 우선되어져야 할 것이다.
사실 화재 당일 날 새벽,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가 두어 시간 뒤 잠이 깬 그 순간에 사실을 알려준 전화를 받고는 그야말로 미친듯이 화개장터를 향해 19번 국도를 달려 내리는 가랑비에다 매케한 연기만 자욱한 현장에서 잔불정리를 하던 소방대원들의 모습을 본 다음, 어둑한 장터를 필자가 둘러 보았던 그 시간에 몇몇의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정작 상인들은 몇이었던가?
그 자리에서 필자에게 ‘그렇게 또 싸우더만 결국 이런일이 터지네요!’ 라며, 안타까운 듯 깊은 한숨을 내뱉던 한 지역 주민의 푸념.
결코, 이런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그런 과오를 더 이상은 저지르지를 말고, 화개장터가 그리고 장터의 상인들에게 이번의 화재가 그야말로 轉禍爲福이기를 간절하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