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달라졌다?

(금전을 대여하면서 차용증 대신 수표를 복사한 경우, 이를 증거로 소송하여 돌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

◯ 친구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빌려주면서, 친구 사이에 차용증을 요구하기가 곤란하여, 당시 은행에서 인출하였던 100만원 짜리 자기앞 수표 3매 를 복사한 후, 수표를 건네주었음.

◯ 수 년 후에 친구에게 빌려준 돈 300만원을 갚으라고 하니, 그 친구는 “내가 어렵다고 그냥 쓰라고 준 돈 아니냐?”면서 오리발을 내밀고 있음.

◯ 돈을 빌려줄 때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증명할 사람은 없지만, 당시에 복사해 놓은 수표를 증거로 소송을 제기하면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지?

[검토]

1. 위와 비슷한 사안에서 복사한 수표와 대여금을 인출한 예금통장 사본을 첨부하여 대여금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상대방은 수표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차용한 것이 아니라 친한 친구 사이에서 어려울 때 경비에 사용하라고 증여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제1심 판결에서는 대여를 주장하는 원고가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하였습니다.

2. 이에 불복한 항소심에서 원고는 상대방이 대여금을 건네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대여하였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고가 경비조로 사용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판결도 제1심과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3. 원고는 또다시 불복해 상고를 했고, 상고이유에서도 구체적으로 타당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상대방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밝혔지만, 상고심 판결 결과도 입증책임이 있는 원고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고기각 되어 결국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결론]

1. 일반적으로 친구, 친척 등 지인 사이에 돈 거래가 있을 때, 차용증을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상고하면서 다투었지만 결과적으로 패소한 위 사안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차용한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차용증 등 증거가 없다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2. 따라서 친척이나 친구사이라 하더라도 차용증을 받아야 하고, 차용증을 작성하기가 곤란하다면 현금보다는 통장으로 입금하고 빌려주는 돈이 ‘대여금’이라는 사실이 표시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대처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