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아침에 -

정순영 시인

청아한 하늘빛과 청량한 시냇물에

몸을 씻은

누름돌을 지니고 살자

어머님의 정성으로 담근

김장김치의 숨을 고르는 너그러운 마음의 누름돌과

소매 끝에 먹물 조금 묻힌 거드름을 다스리는 겸손의 누름돌과

주장과 욕심의 눈물을 닦아주는 온유한 마음의 누름돌

오래 참고 견디는

사랑의 누름돌을 지니고 살자

나를 지으신 이 앞에 회개하며

내 안에 오신 성령으로 다시 살아서 세마포에 휘감기는

아침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선물

사랑의 거울을 지니고 살자

<정순영시인 약력>

1949년 하동출생. 1974년 <풀과 별> 추천완료. 시집; “시는 꽃인가”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조선 징소리” “사랑” 외 7권. 부산시인협회 회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등 역임.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한국문예대상 외 다수 수상. <4인시> <셋>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