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 최주수 논설위원(농학박사, 동의대학교 명예교수)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하는데 지금 학교 기본교육의 붕괴라고 전부터 떠들어대고 있지만 이번 서초 어느 여교사의 견디다 못한 극단적인 선택으로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뒤숭숭하다.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분의 명복을 빌며 학생 인권뿐만 아니라 올바른 교직자 인권이 먼저 확립되는 세상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 마지않는다.

교직에 40여 년 종사했던 필자로서는 느끼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지금 세상에 털어놓아 봤자 세상 변화를 모르는 꼰대의 잠꼬대 같은 소리라며 일축되고 말겠지만 그래도 과거를 회상해보며 푸념 삼아 해본다는 것도 자연의 이법에 따르는 것으로 도움도 되지 않을까 판단되어 감히 하소연해보고자 한다.

1950년대 말 우리가 중학에 입학할 때는 학교가 우열의 차가 다소 심하여 중학 입시가 큰 대사 중의 대사였으나 대체로 본인 능력을 인정하여 부모님들도 자녀 수가 많아서인지 분수에 맞추는 둥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았고 대체로 모두 다 어려운 경제생활로 인정도 넘치던 시대라 크게 문제 되지 아니한 일면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진주중학교 입학 하자말자 처음으로 접하는 영어 시간에는 평소에는 인자하시다가도 수업시간에는 호랑이 같으신 영어회화도 뛰어나신 최00 선생님께서 영어교육은 교과서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 최고라며 문장을 외우지 못하는 학생은 아랫도리를 모두 벗겨 뒤에 세워 공부하게 하거나 달리기를 시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같으면 학생 인권이니, 변태성 교사라며 교육불가?)

2학년 때에는 변00 선생님께서 영어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며 2개 학과정이 끝나면 반드시 치루는 단어시험에서 일정 이하면 한 단어에 하나씩 대자로 손바닥 맞기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시는 바람에 맞아도 집에 가서 부모님께 하소연해봤자 꾸중만 크게 들을 것임으로 단어장을 만들어 들고 다니면서 외우기도 하였다. 그렇게 한 튼튼한 학교 영어기초교육으로 농대를 졸업한 본인도 농업교사 2년차에 영어교사 자격검정고시에 합격하여 영어교사로 8년을 재직한 경험으로 보아 지금도 감사하고 있으며 교육에는 감정이 아닌 제자를 사랑하는 제재와 체벌도 필요하다고 사료 된다.

지금도 때때로 생각나는 미안함은 교사 첫해 어느 중학생이 훈계 중에 뻣뻣하다고 주먹으로 한 대 옆구리를 쥐어박은 것이 벌렁 나가 넘어져 심했다고 느낀 것이나, 여고 학생 훈육 중 여학생이라 앙탈을 부리는 것을 여학생이라고 안 봐준다며 억지로 휘초리로 한 대 때리다 정신 잃고 쓰러져 크게 당황하며 한동안 어쩔 줄 모를 때 다른 학생들이 조금 있으면 일어나 괜찮다고 해도(그런 질병이 있었음) 짧은 순간의 공포로 체벌을 후회했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공개수업이 아니면 교장 선생님이라도 수업시간을 간섭해서도 안 되며 수업 중 자가 아들의 지도에도 간섭 말라 하던 그런 교육방법이 통하던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일본유학 중 일본 초등학생들의 교통질서와 공중도덕 준수에 큰 감탄을 하면서 언젠가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를 일본이 앞설 것이라고 기대해왔는데 현재 우리나라가 이대로 잘살고 선진세대를 유지해 가는 것은 지금은 꼰대 세대로 지천 받고 있지만 그 어려울 때 독일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현장이나 월남전에 어렵게 참여했던 그 보상이라고 판단하면서 자위하고 있습니다.

왜 과거 왕정시대에도 백성은 그 부당함에도 국가발전을 위하여 희생해 왔는데 이 자유민주시대에도 위선적인 가면을 쓴 소위 정치지도자란 작자들이 인간 본성도 내버린 채 국리민복은 깡그리 내팽개치고 사리사욕만을 위하여 허위와 추태를 부리고 있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본인 여식이 교직에 종사하고 있고 선친도 교육계에 몸담고 계셨기에 3대째 교직에 종사하고 있어 그 시대와 배경이 다르긴 해도 지금은 학부모 거의 다가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심지어 자녀들의 못된 버릇까지 부모가 책임질 줄 모르며 남 탓이거나 학교에서 교육을 잘못했다고 탓하고 성토하기가 일수라니 괜히 긁어 부스럼이라고 그 누가 참된 교육자로서 참교육에 임하겠습니까?

점심 저녁은 애초에 가족이 함께하기는 어려워져 가는 세상에 공짜에만 맛 들이다 보니 학교급식을 아침까지 제공해 달라고 하지 않나? 밥상머리 자녀교육은 그 길을 잃고 오히려 개를 보듬고 다니거나 유모차에 태워 다니니 자녀들이 모두 개새끼 돼지새끼나 붕어 가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어릴 때 대가족 사회제도는 아니더라도 아무리 사회활동을 하시느라고 바쁘신 어머니들이지만 아침은 시간 맞추어 가족이 다 함께 모여 가족의 건강을 위한 요리도 준비하면서 어른이신 아버지께서 수저를 들면 자녀들도 수저를 드는 밥상머리 교육의 필요성도 느껴 보면서 자녀들에게 활달함과 동시에 인내와 끈기도 가르치는 것이 자녀 사랑하는 부모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바쁜 세상에... 하고 변명하기가 쉽겠지만 할아버지나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또는 남편이나 아내도 귀가시에 서로 “오늘 수고 많았어요, 어세 오세요” 하는 출필고(出必告) 귀필면(歸必面)의 생활풍토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살 맛나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세상에 나라나 자식의 미래는 염두에도 없고 오직 이념이나 사리사욕에 몰두하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장래는 요원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라도 국가의 장래와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학부모로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인식과 참교육에 기반한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서 전교조 문제교육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을 재삼 음미해 판단하여 지금이라도 올바른 교육관을 확립해야 나라가 올바르게 산다고 강조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