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다.

수십년간 글을 쓰고 있지만 넉넉했던 시간들을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다 허비해 버리고는 꼭 눈앞에 마감이라는 불똥이 떨어지면 그때서야 뒤늦은 후회와 함께 밀린 숙제를 하듯 정신없이 자판을 두드린다.

그래서 주절거리는 그러다 앞뒤 말도 맞지가 않는 그런 헛소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상당한 걱정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아무튼, 스스로 만든 부득이한 상황이라 어찌할 도리도 없고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요즘 10대, 20대, 30대, 40대에 이르기까지 이런 젊은 세대들의 관점에서 나름 세상의 흐름을 따져서 보고는 판단을 한 결과다.

그러나 혹여 알지 못하는 경우의 수가 늘 공존하고 있는지라 어차피 필자의 객관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언급을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50대부터 60대까지 약 20년이라는 이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어정쩡한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흔한 정치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진보도 보수도 어느쪽이라는 확실한 자신도 없으면서 그저 나의 입장이나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노선을 갈아타는 참 얄굿은 세대들이라는 생각이다.

필자도 또한 같은 공간에 들어 있는 한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다보니 간간히 떠오르는 생각들이 스스로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제법이다.

현재 70대 이상에 이른 분들은 그야말로 이 땅에서 크게 어렵고 힘든 세월들을 살으신 분들이다.

때문에 어떤 성공의 의미로 자수성가(自手成家)나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대단한 표현들을 보편적으로 가져다 붙여도 말이 되는 그런 세대의 위대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가난했던 나라와 궁핍했던 가정을 일으켜 세우는 정말 기적이라는 것을 이뤄낸 대한민국 영웅들의 마지막 줄에 이분들이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분들의 바로 다음 세대인 지금의 50~60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은 여유로운 시간으로 어떤 현명한 판단과 미래 지향적인 반듯한 계획속에서 다음을 물려 받지를 못했다.

물론 모든 이들의 경우가 같을 수는 없기에 싸잡아 넣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과거 20여년전 함께 필자가 하동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을 때 당시 함께 근무를 했던 총무국장이 필자보다 6년은 연장자였는데 그분이 여중을 다닐 때 카스테라 빵을 먹었다는 말을 듣고는 우선은 믿기지 않을만큼 놀라웠고 더불어 나는 그렇게 비참하고 서러울 수가 없었다.

6년이나 후배였던 필자가 중학교 1학년까지 책가방이 아닌 (전교에서 유일하게)책보따리를 들고 다녔고 점심 도시락을 못가져가 하교후 30리 길 거리의 집에 도착을 하면 대소쿠리에 삶아둔 보리쌀을 맹물에다 말아서 반찬도 없이 허급지급 먹으면 그것이 최고의 꿀맛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당시 연합고사를 치렀는데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학교에 진학을 하였더니 집에서 기숙사비와 학비 등 총 10만원을 부모님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마련하지 못해 결국 두어달 만에 하동군 관내 학교로 쫓겨 와야만 했었던 여전히 그때의 아픔이 필자의 머릿속에 아주 또렷하게 남아 있다.

같은 시대를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숨쉬고 살았지만 빈과 부의 차이는 이렇듯 극명한 부분도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이러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가늠해 본다면 지금의 70대 이상 정말 어렵고 힘든 삶을 살으신 분들이 쥐어 짜 낸 것들을 소롯이 넘겨 받다보니 지금의 50~60대 세대는 바깥 상황과는 너무도 다른 온실 안에의 삶을 산 그런 경우가 많다.

오래전 한참 유행어처럼 떠돌았던 거의 무조건 적인 내리 사랑을 받으며, 감사하게도 금지옥엽(金枝玉葉)으로 자라는 호사를 누렸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젊은 층들이 흔하게 표현하는 ‘꼰대’라는 이 단어가 지목하는 연령층 또한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아니라 자라온 과정에서 비롯되어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주의 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는 50~60대를 일컷는 것이라고 필자는 어쩌면 자책을 해 본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오늘날 이 나라가 그리고 우리 하동이라는 지역사회가 차량이 마치 비포장 도로를 달리듯 연일 소란스럽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이 상황 또한 앞 세대가 자기 희생으로 만들어 준 호강(豪强)에 겨운 50~60대들이 무능에서 빚어진 결과로 보여진다.

그렇지 않은가. 이나라 정치권은 물론 작금의 사회 전반을 이끄는 고집불통(固執不通)의 세대들이 그리고 농촌지역의 특성상 환갑을 전후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한번 생각을 해 보자.

이나라 대한민국과 하동군의 50~60대 들이여!

더 이상 늦기전에 우리들을 오늘에 있게한 윗 세대 어르신들로부터 교만(驕慢)이 아닌 겸손(謙遜)을 배우고, 가끔은 철부지로 치부를 하지만 우리들의 자식과 같은 젊은 세대로부터 겸양(謙讓)을 배우자.

그래야 ‘이 나라가 살고 우리 하동이 살수 있을 것이라’ 답답한 마음에서 감히 언급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