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했다.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동선후(先後)회 모임에서 계획된 행사로 나름의 그 의미는 매우 깊다.

아무튼, 우리 일행들 중에서만 해도 세 번째 방문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지만 좋은 날씨로 인해 ‘3대가 덕을 쌓아야만 갈수 있다’는 독도에 무난히 발을 딛기도 했다.

사람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가장 인상깊게 남게되고 또다시 그곳을 찾을수 있도록 이끄는 결정적인 요인중에 하나는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런데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도를 겪어본 바로는 전혀 그렇지를 못했다.

물론 우리들 일행의 눈에 드러나 보인 모습 ‘그것이 전부다’라고 말한다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분명히 그랬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 묶여져 있던 발들이 약 3년만에야 앞다퉈 집안을 벗어나 국내외 관광지를 내딛게 된 터라 “그럴수도 있겠지?”라고 억지로라도 이해를 하기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너무 상식을 벗어난 현실은 전혀 그럴만한 가치 조차도 느낄수 없게 만들었다.

현지의 가이드나 상인들은 ‘갑자기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했다.

관광객이 가이드를 기다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전화로 내리는 명령에 따라 그들을 찾아 다녀야 했으며, 모든 일정은 주객이 전도가 되어 손님의 일정은 뒤로한채 현지 가이드의 일정에 맞춰야만 했다.

기본적인 수준 부터가 떨어져 있는데 가이드나 상인들의 변명은 터무니 없는 소리였고, 누가 그같은 말에 동의를 해 줄수가 있었을 것인가.

마치 손님을 손님으로 생각조차 않는듯한 현지의 행태로 인하여 그들은 오히려 행복에 겨운 투정을 부리는 것으로 받아들여 졌다.

다시 말해서 전혀 손님에 대한 예우라고는 도무지 찾아 볼수도 없었고 이미 깊숙이 뿌리를 내린 바가지 요금에다 배짱 장사 딱 그것이었다.

그러면서 울릉도에는 나물종류 외에는 전부를 외부에서 수입을 해 사용하는 그런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울릉도하면 ‘호박엿과 오징어’라는 단어 즉, 맛이 저절로 떠오른다.

경상남도 하동군을 말하면 곧바로 ‘섬진강과 재첩국’이라는 맛과 향이 떠오르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더구나 며칠씩 울릉도와 독도라는 섬을 찾은 사람들은 아주 기본적으로 밥상에 싱싱한 생선 한토막 정도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을 할것이다.

그런데 희안한 것인지 아니면 웃기는 것이 3일간의 일정동안 먹어본 그 어느 밥상에서도 생선구이 아니 고등어 대가리 한토막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크루즈 선상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는 다음날 아침 울릉도에 도착했는데 첫날부터 정말 웃지못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식당에 들어서니 비슷해 보이는 나물반찬 6가지에 참기름, 고추장, 가루 김 등이 있었고 옆에는 큰 양푼이 있어서 이미 손님들로 꽉찬 식당 안에는 자리가 없었고 부득이 식당 밖 공간으로 밀려나 그것을 비벼서 먹었다.

마침 배는 고픈지라 그것들을 허겁지겁 비벼서 먹는데 식당 밖 뙤악볕 아래로 밀려난 우리 일행에게 안주인 바깥주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교대로 와서 한다는 말이 ‘자리가 불편해서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갈매기들에게 먹을 것 주면 안됩니다’라는 잔소리만 몇 번이고 거듭했다.

거기다 차려진 음식들은 누가 보더라도 비빕밥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으며 그것에 생선구이 한토막이 있었다면 또 어쩌면 생각이 틀려질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비빔밥이 분명했다.

이후 현지 가이드에게 우리가 예약한 것과는 다르다는 전화를 한 결과로 들어야 했던 말은 웃어야 될지 그렇다고 울지도 못할 황당한 것이었다.

우리가 밥을 퍼서 나물들을 하나씩 집어 정리를 한 다음에 된장국이나 미역국을 들고 나가는 뷔페 식사를 했어야만 하는데 양푼에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엊고 김가루까지 뿌려 숟가락으로 헤집는 (촌(村)사람들의)잘못된(?) 식사 방식으로 인하여 비빔밥을 먹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지 가이드나 식당 주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한다손 치더라도 도무지 그것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 다른 식당에 가서 정식을 주문 했는데도 그 비빔밥 또는 뷔페와 전혀 다를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각 식당마다 메뉴판에 새겨진 이름만 다를 뿐이지 주문에 따라서 나오는 음식들의 내용은 하나같아 보였다.

하물며, 3일간 정말로 생선 한토막 주는 식당이 없어 ‘기필코 먹어야 겠다’는 오기(傲氣)에서 한번은 오징어 내장탕을 주문했다.

‘그랬는데 웬걸~’ 똑같은 나물 6가지에 새끼손가락의 반만한 오징어 내장 비슷한 것 한두개가 국그릇에 헤엄을 치는 것인지 둥둥 떠 있더니 오징어들의 먹물 조차도 최근의 가뭄에 마른 것인지 그 오징어 내장탕은 맑은 무국이었다.

더구나 어느 저녁에 들린 한 식당에서 나온 나물들은 추측컨대 전날 저녁에 또는 그날 아침에 일찍 대충 주물러서 만든 것인지 아니면 반찬을 재사용 한것인지 이미 맛이 변해버린 상태였다.

그래도 그 식당의 주인은 양심에 찔렸던지 서비스로 뭔가를 내어 놓았는데 그것이 한토막의 생선도 아니고 계란 부침이었다.

울릉도와 독도 탐방중에 우연히 만나게 된 무리의 사람들이나 나중에 이미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볼 때 울릉도의 먹거리 하나는 전국 최악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울릉도와 독도 탐방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유튜브 방송 준비를 하다가 방송중인 유튜브에 바로 우리 일행이 갔었던 문제의 나물에 서비스로 계란부침을 준 그 식당과 골목이 보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봤다.

해당 유튜브는 혼자서 울릉도 관광을 갔다가 들리는 식당마다 한사람은 받지를 않는다고 수없이 무조건적으로 거부를 당했는데 어느 한 식당에서 받아 준 것이었다.

그 유튜브는 ‘불친절의 끝판왕 울릉도 식당.....1인식사 거부와 바가지 요금’을 지적하며, 그렇게 식당에서 쫓겨나는 서러움을 겪던 끝에 자신을 받아준 그 식당 주인에 고마움을 갚기위해 직원과 가족 등 20여명을 데리고 다시 그 식당을 찾아가 매상을 올려주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일행도 참 운이 없었던 것이 그렇게 상한 나물들을 내어 놓았던 식당의 바로 두칸 앞에 그 유튜브가 감사의 마음을 전한 해당 식당이 있었다.

그 식당은 기본 밑반찬이 그렇게 다른 것인지 메뉴가 틀린 것인지는 알수가 없었지만 오로지 반찬에만 관심있게 헤아려 보았더니 12가지가 분명했다.

아마도 우리 하동선후회 회원들을 비롯해 그 비슷한 시기에 울릉도와 독도 탐방길에 올랐던 사람들의 대다수는 울릉도에서 잃어버린 입맛을 좋은 날씨로 인하여 무난히 밟을수 있었던 영원한 우리 땅 독도가 지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