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하동읍 주민 유수용 |
|
|
찬성
|
반대
|
|
공해 문제
|
석탄에 비해 훨씬 적음
수소복합을 거쳐 수소전용으로 해결
원전이 안 된다면 현실적 대안
|
껐다 켜는 일 반복, 수치보다 심각함
희망이지 기술 완성 시기는 모름
문제를 계속 끌고갈뿐 해결책이 아님
|
|
기후 위기
|
탄소 제로로 가는 현실적 대안
|
RE100 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음
|
|
발전 필요성
|
하동화력 대체 전력으로 꼭 필요
전기는 현대 문명 생활의 필수요소
|
가동률 40% 이하, 추가 건설 불필요
전기 사용 줄일 여지가 꽤 많음
|
|
하동의 미래
|
폐쇄시 2,000여 명 경제 인구 유출
수천억 지원금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기업유치 못하면 하동소멸로 이어짐
|
지자체 오염도 최상위권 하동 그대로
무엇이 잘사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인심 좋은 하동
|
주민공청회에 참여했더니 애초 우려했던 것처럼 큰 소리가 나왔고,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무난하게 마무리되었다.
공청회를 이끈 좌장이 때로는 단호하고 때로는 유연하게 잘 대처했던 것이 한몫 단단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토론자 5분씩 8명, 플로어 토론 20분 계획은 애초 무리였다. 전체 시간 2시간이 한계라면 토론자는 4명으로 줄이는 대신 상호 질의 와 마무리 토론 기회도 주고, 대신 플로어 토론을 40분 정도로 늘리는 것이 좋겠다. 또 플로어 토론도 사전에 찬반을 물어 번갈아 발언 기회를 주는 대신 발언 시간을 2-3분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 전체적인 진행에 대한 고민은 좀더 필요해 보였다.
이런 점을 보완하여 2,3차 공청회와 토론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면 이런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때는 적어도 3차례 정도 공청회 및 토론회와 주민 의견수렴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토론 내용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이해를 위해 정리해보면 위 표와 같다. 이를 다시 간단하게 정리하면, 찬성 쪽은 하동화력이 하동 경제를 위해 꼭 필요했고 많은 도움을 주었으므로, 복합화력발전소로 이어가야만 그나마 하동이 소멸위기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쪽은 하동화력이 하동 경제에 도움을 준 건 사실일지라도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게 훨씬 더 크므로, 하동화력이 문을 닫는 시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꼭 다시 지어야 한다면 지금까지 하동화력이 보여온 고압적이고 폐쇄적인 운영행태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심각한 지역주민 고통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대책 마련이 앞서야만 다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찬성 패널이나 현장에서 터져 나왔던 찬성 쪽 주민들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지금 하동의 현실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에 바탕하고 있다기보다는 희망 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동화력이 없었을 때의 하동 모습과 하동화력이 건설된 이후의 하동을 과연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때보다 엄청나게 잘 산다는 이야기도 청중석에서 나왔는데 그게 과연 하동화력이 있어서인가? 많은 걸 희생한 금성면민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잘살고 있는가? 금성과 금남 주민들이 화개 악양 주민보다 더 잘살고 있고, 그 지역에는 외부에서 살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가? 한마디로 “하동군민은, 특히 금성면 주민들은 지금 행복하게 살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하동화력 덕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위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하실 분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바로 그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거의 비슷한 사업을 통해 하동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럼 뭘 먹고 살라는 말이나? 돈은 뭘로 벌 것이냐?”라고 하시는 분들, 기업, 특히 공해 유발 기업 없이도 잘 살아가는 지역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갈사만이 그대로 살아있다면,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 하동군민은, 금성면 주민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한번 상상해봤으면 좋겠다. 이미 버린 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의 힘이란 참으로 무서워서 사람의 간섭이 사라지면, 하동화력이 존재했던 기간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지난주 갈사만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제방 위에 서서 갈사만 옛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이 제방이 없어져서 내도·신평·명덕 마을 앞까지 갯벌과 모래톱, 그리고 바닷물이 펼쳐진다면, 그리고 하동화력이 철거된다면(역사의 교훈을 위해 한 기 정도는 남겨둘 필요도 있을까?)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일까? 앞에 있는 작은 섬들과 대도, 남해까지 이어지는 멋진 휴양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휴가철이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아예 살기 위해 들어오는 사람들도 이어지지 않을까? 하동김과 우럭조개도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흔히들 이렇게 말하면 그건 ‘이상’이라고, ‘현실’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복합화력을 통해, 기업 유치를 통해 하동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현실을 무시한, 이상의 다른 이름인 ‘희망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갈사만에, 대송산단에 기업 유치 실적이 하나도 없다면,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기업들의 생각이 그러함을, 결국 경제성이 없음을 아프지만 인정해야 한다. 그나마 복합화력이라도 붙잡아야 한다고 집착하는 것은 지금 하동의 아픈 모습(지지체 단위 최대 오염지역이면서 경제적인 혜택은 없는)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내가 꿈꾸는 것들이 현실화할 때 비로소, 지금 추진하고 있는 두우레저사업이라도 좀더 현실성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현실화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공부 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어디가 부족한지, 무엇을 잘하는지, 못하는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고, 잘하는 점은 어떻게 더 살려 나갈지 냉정하게 보지 않기(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대다수는 그런 노력조차 아예 안 하고 그저 ‘몆 등 했으면’이라는 바람과 ‘꿈’만 가지고 있다.
하동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명산 지리산을 끼고 있고, 아직 본 모습을 거의 유지하고 있는 섬진강이 흐르며, 한려수도에 접해있는 곳으로, 말 그대로 오직 하나인 곳이다. 요즘이야말로 경치가 먹여 살려주는 시대인데, 우리나라에도, 세계 곳곳에도 그런 곳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하늘이 준 자연에 이순신 장군의 얼과 녹차, <토지>라는 역사 문화를 잘 묶어 낸다면… 제발 이제는 좀 다른 방향으로 상상해보자. 꿈도 많은 사람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되는 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