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저는 수급인 A의 능력을 신뢰하고 높이 사서 A와의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A는 바쁘다는 이유로 제3자를 고용하여 수급 받은 일을 처리하였습니다. 이 경우 저는 A를 상대로 기망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답 : 도급계약은 당사자의 일방(수급인)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서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여기에서의 일이란 토목, 건축 공사 등과 같은 유형적인 것이든 저작, 연주 등과 같은 무형적인 것이건 상관없습니다. 도급은 완성된 일의 결과를 목적으로 하는 점에 특징이 있습니다.
이 경우 반드시 그것이 수급인 자신의 노무에 의하여 행하여질 필요는 없으며 수급인이 다시 하도급(下都給)을 시켜서 일을 완성해도 무방합니다. 보수는 후급이 원칙이고, 일의 완성 전에 발생한 재해는 수급인의 손해로 돌아가게 됩니다.
일단 도급계약이 체결된 경우 수급인은 일을 완성할 의무와 완성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도급인은 그 완성에 대한 댓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급인은 원칙적으로 독립적인 지위에서 일을 완성할 의무를 지니므로 수급인의 의무의 성격은 일의 과정상의 의무가 아니라 일의 결과에 대한 의무가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수급인의 제3자 사용에 관하여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있거나 일의 성질상 수급인 자신이 하지 않으면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이 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수급인 자신이 직접 일을 완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행보조자 또는 이행대행자를 사용하더라도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대로 공사를 이행하는 한 계약을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 한 바 있으며, 또 “수급인이 제3자를 이용하여 공사를 하더라도 공사약정에서 정한 내용대로 그 공사를 이행하는 한 공사약정을 불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수급인이 그의 노력으로 제3자와의 사이에 공사에 관한 약속을 한 후 도급인에게 그 약속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도급인에 대한 기망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82545 판결)
따라서 귀하의 경우 일의 완성에 대한 하자에 대하여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도급계약에 있어서 수급자에게 제3자를 사용할 수 없다는 특별한 사정 또는 그에 관한 특약사항이 있었음을 증명할 수 없는 한 기망행위를 원인으로 한 도급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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