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 강후식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2천만대를 넘었고 인구의 절반 정도가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전 하면서 지녀야 할 운전자의 마음가짐에는 아직 아쉬운 면이 많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운전도 그 중 하나이다.
한 설문조사 이야기다. 8명이 탄 버스가 사고로 절벽에 반쯤 걸쳤다. 그런데 이들 중 1명만 떨어지면 전부 살 수 있다. 이들 중 누구를 떨어뜨려야 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충격적이게도 응답자의 70% 이상이 가장 약한 사람, 가장 아픈 사람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뽑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언제든지 약자를 희생시킬 수 있는 그런 사회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는 범죄가 많아진다.
교통 환경에서도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교통약자란 말도 생겨난 것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운전은 교통사고율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얼마 전 우리 관내에서도 대낮에 화물차가 앞서가던 경운기를 추돌하여 경운기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행하는 경운기도 도로에서는 엄연히 차다.
도로는 비싸고 좋은차, 빨리 달리는 차, 크고 높은 차만 다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농촌의 도로들은 더 그렇다. 운전자들은 내 스스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으면 언제가 나에게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습관은 보복운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고 급기야 ‘난폭운전죄’가 신설되어 올 2월 12일 부터 이 법이 시행된다. 운전 중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일들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 처분 규정이 신설·강화고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 등을 이용해 폭행, 협박, 손괴 등 보복운전 시에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경찰도 도로에서 이런 잘못된 운전습관을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암행순찰차와 같은 비노출 차량을 이용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언제나 단속과 처벌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합당한 단속과 처벌일 지라도 반사적으로 국민들은 반감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운전자 스스로 상대를 배려해주고 먼저 양보해 주며 순간적인 실수에 손들어 사과해 준다면 안전함과 행복감을 가져올 것이다.
경찰도 운전자들이 단속의 대상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도록 안내하는 교통안전 서비스를 받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할 것이다.
시골도로에는 상대적으로 서행하는 경운기 같은 농기계와 오토바이나 자전거 같은 교통사고에 취약한 차가 종종 지나다닌다. 그 어떤 도로에서 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나 주의가 필요하다.
기습한파로 날씨마저 꽁꽁 얼어붙은 이 겨울에 국민이 추우면 경찰도 춥고 국민이 배려와 사랑을 품고 운전하면 경찰도 더 고마운 마음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 낼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눈길이나 빙판길 마다하지 않고 경광등 번쩍이며 딱 버티고 서서 편안한 국민의 일상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