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 이현준

5월의 끝자락 농번기로 바쁜 요즘 무면허로 운전하는 노인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동경찰서 전 직원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원동기면허시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당일 시험 응시자 중에 단연 눈에 뛰는 69세 어르신 한분이 계셨는데 왼쪽다리를 쩔뚝거리시면서 경찰서 민원실로 원동기 시험을 접수하기 위해 들어오셨다. 당일 원동기시험은 필기시험, 기능시험 두 종류의 시험으로 치러졌는데 어르신은 당일 응시자 중 가장 연세가 많아 필기시험에 대한 걱정으로 민원실에 오셔서까지 곧 칠순인 나이이심에도 불구하고 돋보기안경을 쓰시고 원동기면허 필기시험 문제집을 열심히 복습하고 계신 모습이 젊은 경찰관인 본인을 돌아보게 할 정도의 열정이 느껴졌다.

어르신은 30여년 전 소아마비로 왼쪽무릎수술을 받고 난 후 거동이 불편하시게 되었고 2008년도 대구에서 생활할 당시 불편한 다리를 대신할 이동수단으로 원동기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스쿠터를 빌려 연습하다가 안타깝게 무면허 단속에 적발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계셨다.

당일 시험에서 어르신은 열심히 준비하신 만큼이나 필기점수도 응시자 중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 하셔서 경찰서에서 준비한 안전모, 비닐우산 등의 소정의 사은품도 받으시면서 이제 아픈 다리를 대신해 이동수단이 생긴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아직도 사륜오토바이, 오토바이 등을 면허를 취득하지 않고 운행하시다가 교통사고로 인해 무면허운전으로 처벌 받는 경우도 있다. 오토바이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125cc초과 시 2종 소형면허 125cc 이하 시 원동기면허를 취득 하여야하고 사륜 오토바이 경우에도 125cc초과일 경우 2종 소형면허, 125cc이하일 경우 다륜 면허를 취득해야지 운행할 수 있다.

곧 칠순을 맞이하는 어르신께서 돋보기안경을 쓰시면서까지 다륜 면허를 취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누구나 조금의 노력과 관심만 기울인다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부터 하동군민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 농촌 어르신들이 원동기면허 취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재 증가하고 있는 노인교통사망사고를 조금이나마 예방하고 무면허로 사고가 나서 큰 피해를 입으시는 어르신들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일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