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종 현, 하 동 읍

신록의 물결이 출렁되는 5월의 주말은 아침부터 꽃비가 내리고 온 대지가 촉촉이 젖어 산행을 접고 집에 머물면서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을 읽고 커피와 음악을 즐기고 못 다한 일을 마무리 할여고 계획 하였으나 비는 오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일기 예보에도 중부 지방은 한때 비가 온다고 하여 훌쩍 떠난 여행, 이곳이 바로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월 촌리 소재 “달도 머물다간다” 는 빼어난 비경과 수려한 산, 월류봉(月留峰)이다.
주변은 경부고속 국도와 금강 상류인 초강천이 흐르고 있어 산세가 좋고 아담한 산이다.
월류봉은 크고 작은 5개의 산봉우리가 낙타 등처럼 되어있으며,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는 제일 높은 5봉(405m)들머리에서 부터 산행하기로 하였다.
녹음방초(綠陰芳草)가 비에 젖어 바람에 흔들거리고 온갖 잡초가 무성하고 산행 길은 협소 하여 오르기에 불편하고 정상을 말해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아온 산행객들이 매달아 놓은 리본과, 세 갈래 길일 경우 화살표로 표시된 가이드 페이퍼 가 놓여 있어 그나마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뒤따라오는 일행들을 챙길 시간도 없이 오르다보니 정상 이었다. 산허리를 휘감고 돌고 도는 구름과, 산도 외로워 구름과 같이 놀다가 구름이 화를 내면 살며시 비를 뿌려 주는 산 이곳이 아니면 볼 수없는 오묘한 자연의 풍경이다.
자연이 깎고 다듬어낸 바위가 침식(侵蝕)과 풍화(風化) 작용으로 인해 마사토로 형성되어 있어 내리막길은 굉장히 미끄럽다.
월류1봉에서 바라본 절벽아래 산야에는 “한반도” 지형을 꼭 빼어 닮음이 극치를 이루고, 산수가 수려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시인 묵객 등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 기도 하다.
이 지역은 남·북 분단의 아픔도 없고 상호 비방과 야욕도 없이 인격을 존중하고 평온 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가슴을 치며 통곡 하고 싶다.
한반도 모양의 지도와 똑같이 생긴 것은 한 반도의 통일을 이뤄달라는 대자연의 뜻이 담겨 있는 듯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해 쪽에는 벼농사를, 서해 와 남해 쪽 에는 초천 강 이, 말없이 남·북을 오가며 흐르건만 실제로는 갈 수없는 북녘 땅, 구름과 새들만 이 왕래 할 수 있는 동토(凍土) 구름아!
우리의 통일 염원을 전해다오!
이산가족들은 쇠(衰) 하고 노(老)하여 생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다.
그리운 부모 형제 이승에서 꼭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도록 우리의 소원을 이루도록 전달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이곳은 한천8경(월류봉, 화헌악, 용연대,산양벽,청학굴,법존암,사군봉,냉천정)의 절경을 이루고, 우암 宋 時 烈 선생이 학문을 닦았던 한천정사와 원촌 리 에는 조그만 정자로 지어진 月留停 과 뒷 봉우리 절경 에 반하여 시선을 뺏기다보면 한나절이 금방 지나간다.
외로운 내 마음 쉴 자리 어디서 찾으리.
그리움 한 모금 깊이 묻고 가도 그래도 강물은 흐르겠지 잠시 어렵다고 낙심 하지 말 것은 사람의 일도 강물과 같다.
언제 낮은 바닥이 깊은 바닥이 될지, 깊은 물이 낮은 물이 되고 낮은 물이 깊은 물이 될지 알 수 없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영동군 영동읍 소재 노근리 평화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근리 사건 개요는 6·25 전쟁 초기인 1950.7.25~7.29까지(5일간) 노근리 경부선 철도아래 쌍굴 일대에서 피난중인 노근리, 임계리, 주민 등250~300여명이 미군 비행기에서 폭격 및 기관총 난사로 인하여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임계리 일대에 모인 피난민들을 남쪽으로 피난시키는 과정에서 미군은 방어선을 넘는 자들을 적(適)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을 내려 이에 따라 무차별 기관총 난사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하여 2011년도 노근리 쌍굴 일대 4만 여 평에 조성된 평화공원에는 기념관, 위령탑, 쌍굴 다리, 조각공원, 야외전시장, 교육관, 생태연못 전망대, 추억의 생활사관으로 갖추어져 있다. 공원길 건너편에는 비극적인 사건 현장인 “개근 철교”가 있다.
“이곳은 노근리 사건의 현장입니다”라고 쓰인 커다란 안내판만이 당시상황을 말해주듯 쓸쓸하게 붙어있다.
철교에는 지금도 당시 총탄 흔적표시를 흰 페인트로 ○ △ □ 으로 표시 되어 있어 총탄 크기가 아닌가싶다.
비명은 사라진지 65년째 이고 지금은 무심한 열차만이 당시의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없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