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비 문 찬인

하동 너른 땅에 다섯 명이 산다?
유엔 미래학회가 우리나라 총인구 5만명, 하동에 사는 사람 5명으로 예측하였다
지금의 인구 감소추세라면 2300년쯤에는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섯명이 살아가는 하동 땅은 어떤 모습일까?
이리저리 생각해도 상상이 잘 안 된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게 약 150억 년 전 이라고 한다.
그러고 100억년이 지나서 지구가 만들어 졌다고 하니 지구의 나이는 50억살 쯤 되는 모양이다.
사람의 나이 100살에 비하면 5천 만 배나 오래 살고 있는 셈이다.
지구의 나이 몇 살 때 사람이 생겨났을까?
인류가 이 땅에 처음 나타난 게 1000만 년 전 이라는 학자도 있고, 500만 년 전 부터 생겨나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왔다는 학자들도 있다.
50억 지구 나이에 비하면 찰나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최초의 인류는 거의 원숭이 같다고 해서 원인(猿人)이라고 부른다. 학명으로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이다.
아프리카에서 그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인류라 추정하는 것은 직립보행 즉 서서 걸었기 때문이라 한다.
학자들은 대략 500만년~1000만 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原人,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은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발견되었다.
자바원인, 북경원인, 하이델베르크인등이 이에 속한다.
슬프고 우울한 표정에 납작한 코를 가진 호모에렉투스는 약 170~30만 년 전에 거주한 것으로 보이고, 주먹도끼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 중기에 나타난 화석인류를 구인(舊人)이라고 부른다.
지혜가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호모사피엔스라는 학명을 붙였다.
약 20만년~3만5천 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잠비아, 남아프리카 등에서 발견되었는데 시체를 매장하는 풍습을 가졌고, 딱 벌어진 체격에 키는 평균 150cm정도 였다.
돌칼, 돌송곳 등 타제석기 제작기술이 발달하였다 한다.

드디어 지금 우리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인류화석이 프랑스의 크로마뇽 동굴과 스페인의 라스코 동굴 등에서 발견되었다.
이들을 신인(新人)이라 부르고 학명으로는 지혜롭고 지혜로운 사람이란 뜻으로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 한다.
동굴에 거주하면서 라스코동굴벽화처럼 동굴 벽에 그림을 남기기도 하고, 한층 발달된 돌칼 돌창 등의 타제석기를 사용하였다.
시대로는 3~4만 년 전 부터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에는 언제쯤 인류라 부르는 사람들이 등장하였을까?
약 170만년전에 북경에서 원인(原人,호모에렉투스)이 존재한 것으로 화석이 발견된 이래
우리나라와 인접한 만주와 요동반도에서도 약 40~20만년전의 구석기 시대 직립원인(直立原人)의 화석이 발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평양시 검은모루 동굴에서 원인(猿人)단계의 고인류가 사용했던 주먹도끼 등이 발견되었고,
평양 력포구 역에서는 7~8세의 구인(舊人, 호모사피엔스)단계의 두개골 화석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거의 100만 년 전 부터 인류라 부르는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소위 현생인류라 불리는 신인(新人,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단계의 인류화석은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평양 만달리 동굴, 충청북도 청원의 두루봉 흥수골 등에서 발견된 인류화석이 우리나라 사람의 시원이라고 한다.
또 학계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의 선조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이동해 온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탄생하여 오늘까지 살아왔다고 하는 본토기원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하동에는 지금의 우리가 언제쯤 출현 하였을까?
고인류의 화석이 우리 지역에서 아직까지 발견된 적은 없지만 하동을 비롯한 남부 여러 지역에서 포유류와 동시대의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북방지역 보다 더 따뜻한 기후조건 등을 고려할 때 북경, 요동의 고인류와 같은 100만 년 전의 고인류가 출현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직접 조상으로 불리는 신인(新人,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역시 우리 하동에서 출현하였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우리민족의 본토기원설 또는 남부 자생설에 근원하여 생각하면 물과 산 그리고 바다라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과 따뜻한 기후 등이 하동 출현설을 뒷받침 할 수도 있다.
설사 하동에서 자생하지 낳았다 하더라도 3~4만 년 전 부터 지금의 우리 선조가 살기 시작하였을 것이며
빙하기가 끝난 후인 2~1만5천년부터는 집단으로 무리지어 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몇 해 전 하동 타임머신을 만들어 문화회관 광장에 묻는 이벤트가 있었다.
서기 757년 하동군으로 개칭하였다 하여 757점의 기록물을 땅에 묻은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우리의 시원을 너무 짧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동역사 3~4만 년 중 90%이상을 찾지 못했다.
아직도 아무도 그런 역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새로 발족되는 하동역사문화연구회가 우리의 역사를 찾아내는 씨알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