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문 찬인

최근 하동 항간에 전직 군수에 대한 요상한 소문들이 떠돌아 다녔다.
‘집을 팔고 창원으로 이사갔다’
‘거젠가 통영인가에 별장을 지었단다’
‘갈사대문에 곧 구속된단다’
산중누옥에 거처를 두고 바깥출입을 잘 하지 않는 도비의 귀에까지 들려온 소문이라면 아마도 하동읍내는 제법 시끌법적하였을 것이다

추석이라 안부전화를 드렸더니만 창원인가 통영으로 이사 가셨다는 조 전군수께서는 하동공원 아래 동원그린빌아파트에서 조용히 지내고 계셨다
사실 그 분은 가진게 별로 없어서 어디에 집짓고 호의호식할 형편이 아닌데도 소문은 굉장하였다

부군수시절까지 포함하면 거의 14년을 고향발전을 위하여 노심초사 일해온 그 분의 입장에선 이런 유언비어에 얼마나 황당하고 괴로워 했을까?
12년의 군수 재직기간에 어찌 공(功)만 있고 과(過)는 없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공은 공대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대로 평가되어야지 마치 남의 돈 떼어먹고 야반도주한 사람처럼 매도되어서는 안된다

중단된 갈사산단과 민간사업주체의 불법.
12년의 긴 재직기간등
그로인해 온갖 억측과 유언비어들이 의도적으로 확대생산된 것이겠지만 평생을 조심스럽게 살아오면서 오직 열정으로 일해온 당사자에겐 너무도 억울한 일일 것이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온갖 뜬 소문이 떠돌아 다니게 마련이다.
이중에는 아무 근거도 없이 남을 헤코지하거나 비방하고 헐뜯는 말도 많다.
나중에 알고보면 누가 나쁜생각으로 없는 말을 만들어 떠든 것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여기저기로 퍼진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근거도 없이 떠돌아 다니는 소문을 유언비어(流言蜚語)라고 한다.
유언(流言)은 글자 그대로 흘러다니는 말이라는 뜻이고,
비어(蜚語)는 비어(飛語)와 같은 뜻으로 날아다니는 말을 의미한다.
비(蜚)는 냄새 고약한 바퀴벌레를 말하지만 비(飛)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흔히 같은 뜻으로 썼다한다.
유언비어는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순식간에 퍼진다. 그리고 그말을 들은 사람들은 확인해 보지도 않은채 덮어놓고 사실이라 믿는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져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유언비어의 전달강도에 대해 G.W.알포트, L.포스트만등의 사회학자들은 R=i☓a 라는 공식을 제시하였다
R= 유언비어의 크기이고, i는 사람들의 관심이며,
a 는 그화제와 관련된 증거의 애매성이다
결국 관심이 쏠리는 화제의 근거가 애매할수록 유언비어는 더 크게 더 빠른 속도로 번진다는 것이다

유언비어의 역사는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동서양의 옛역사를 상고하면 사회혼란기에 유언비어가 극성하였던 사례가 흔히 나온다.
최근 사례만 보아도 sns를 타고 전달유포되는 유언비어는 사회불안을 부추기고 국가를 흔들어 놓는다
천암함의 미잠수함충돌설, 유병언 생존설,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대통령 잠적설등등
우리 하동에서도 유언비어가 선거판을 요동치게한 사례가 있다.
압수수색당했다. 00농협에서 몇억을 인출했다등의 악의적 소문이 순식간에 유포되어 주요정당의 군수후보가 낙마하기도 하였다.
이런 경우도 의도적 유포가 분명하지만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유포하였는지 밝혀지지도 않았고, 밝히려는 수사기관의 노력도 전혀 없었다

유언비어는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기도 하지만 이사람 저사람 흘러가면서 나름대로의 논거와 사실성을 보강하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놀라운 생명력도 가지고 있다.
여기저기 유언비어가 떠돌아 다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일부 사람이 퍼트린 소문이 의혹으로, 그 의혹이 사실처름 둔갑하면서 우리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한다

三人成虎 (삼인성호)
세사람이면 호랑이를 만들어 내고
十夫蹂推 (십부유추)
열사람이면 곧은 나무도 잡아 휜다
衆口所移 (중구소이)
여러사람이 입에서 입으로 옮기는 말은
毋翼而飛(무익이비)
날개가 없어도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