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산청 합천 대구를 지나 안동 영주 봉화 지방도 국도를 따라가며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고 불영사 계곡을 지나 울진으로 가는 길목엔 민족의 솔 금강소나무가 무리를 지어 쭉쭉 곧게 자라는 모습에 우리민족의 기상이 느껴져 마음이 부듯했습니다.

석류굴을 구경하며 여려 동굴을 봤지만 그 규모는 작아도 그 웅장함은 으뜸 이였습니다. 우뚝우뚝 솟아난 원통의 기둥 비단 커튼을 늘어뜨려 놓은 듯 한 우아함 그 속에 만물의 형상을 간직한 종유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내 표현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내 생명 속에 동굴 속 비경을 담아두고 가끔씩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삼척의 새천년 도로를 따라 정도진 부채살 해안도로의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지방 특색이 묻어나는 먹거리에 구경은 더욱더 풍요로웠습니다. 설악에서 새벽에 비선대로 가는 계곡은 완만해서 힘들지 않았습니다. 새소리 물소리 매미소리 스치는 바람결 오케스트라의 합주를 들으며 산책을 하는 내내 마음은 천국에 와 있었습니다.

계곡 중간에 우뚝 솟은 바위틈에 소나무 한 그루 사람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석부작으로 스스로 가지를 뻗어 어떻게 저런 자태를 갖추고 있는지 이슬바람 햇살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고 고고하기도 했습니다.

비선대 마지막 다리 위에서 건너다 본 앞산 꼭대기 맨 앞쪽 바위는 불상의 옆모습이 선명하고 옆으로 올망졸망 바위군상이 늘어서고 맨 뒤쪽 바위는 앞선 바위들을 보호하는 듯 한 모습으로 느껴져 오랫도록 눈길이 갔습니다. 비선대 그 이름에 걸맞게 천상의 세계에 내가 서 있는 듯 했습니다.

아쉬움을 남긴채 내려와 한계령 쉼터에 다다르자 사방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리며 순식간에 검은 바다가 되었습니다. 추운 느낌이 들 정도로 공기가 싸늘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파래소 약수터에 들려 게르마늄 약수 두병을 담아왔습니다.

강원도 내륙엔 고랭지 채소가 그 가지수도 다양하게 푸르게 푸르게 자라나고 강원도 참 다양한 모습으로 풍부한 먹거리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만항재 야생화 축제를 구경하고 정선으로 내려오는 계곡이 얼마나 길든지 꼬불꼬불 모퉁이를 돌 때마다 구름과 햇살의 숨바꼭질놀이에 나도 동참을 해보고 영월군 중동면 녹전리에 수령 270년 높이 10미터 둘레 390센치의 오지의 마법사 소나무가 그 마을 41세대 보호수로 지정되어 마을을 지키며 오가는 길손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 주고 그 위용이 얼마나 대단하든지 진귀한 볼거리였습니다.

평창에서 양구를 지나 제 4 땅굴을 보고 을지전망대 관람을 하며 지하에서는 땅굴을 파 남침을 노리고 지상에서는 평화 협상을 하는 북한의 두 얼굴을 설명 들으며 구름은 바람은 새들은 자유로이 넘나드는 공간을 인간은 비무장지대라는 선을 그어놓고 대치하는 상황이 가슴 아팠습니다. 우리도 자유로이 금강산을 백두산을 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염원해봤습니다.

을지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펀치볼 그 오목하고 평평한 지대는 얼마나 안정감 있고 아늑하고 평화롭게 보이든지 다시 한 번 와서 그 속내를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평화의 댐을 구경하고 철원들판을 지나 한탄강 협곡에 숨어있는 비경 고석정을 구경하며 무수한 전설을 간직한 채 도도하게 우아하게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해질녘 마지막 뱃놀이에 동참해서 그 절경의 유래를 설명 들으며 올려다본 하늘엔 구름과 노을이 주황색으로 하늘을 물들이고 한 폭의 명화에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 할 것 같았습니다.

날은 저물어 가는데 발길은 돌리기에 아쉬움이 너무 커서 다시 오자고 약속을 남기고 포천을 향해 달려와서 산정호수를 구경하고 여우고개를 넘어 서울 쪽으로 내려와 안산 태안 몽산 포항 서산 간척지 방조댐을 구경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하늘의 뭉게구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는 있는지 우주 공간의 미아처럼 떠돌며 뒤섞였다 갈라졌다 끝없이 흘러 흘러가는 모습이 여유롭게 한가롭게 보였습니다.

가는 곳 마다 그 곳의 향토음식을 먹어보고 돌에도 나무에도 모든 사물엔 생명이 존재하고 있다는걸 느끼며 그곳에 그 자리에 그가 있어서 우리 강산이 이렇게도 아름답고 풍요롭고 다양하다는걸 생명으로 느끼며 4박 5일의 여행이 나를 더욱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