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백확(一樹百穫)
‘한번 심어서 한번 수확하는 것은 곡물이고, 한번 심어서 열 번 수확하는 것은 나무이며, 한번 심어서 백번 수확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는 뜻으로, 인물이나 인재 양성의 중요함을 잘 말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 때 제(齊)나라의 사상가이자 정치가 였던 관중(管仲:?~BC 645)이 지은 관자(管子)라는 책에 쓰여져 있는 말이다.
지금 우리 하동군에서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것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모두가 시급하고 중요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 바로 교육 문제다.
그래서, 아주 오래 전부터 하동군 행정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들을 기우려 왔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과 투자에 비춰서 볼 때 하동의 일선 교육 현장의 실상은 어떤가.
그 속을 조금만 들여다 봐도 이같은 그동안의 노력들이 결국 ‘수박 겉 핥기 식이었다’는 결론에 너무 쉽게 도달하게 된다.
하동군은 그동안 지역의 인재 육성으로 먼 훗날에 얻게 될 가치 있는 실익(實益)보다는 성급하게 우선 표면적으로 드러내 보이기 위한 그런 노력과 투자를 해 왔다는 지적이 많다.
다른 문제들은 일단 차지를 하고 우선 군 관내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교의 안팍에는 온갖 문제들이 차마 다 거론조차 하기가 힘이 들 정도다.
‘학교가 아니라 교실 안에서 조차도 학생들의 통제는 이미 불가능 하다’는 어느 교사의 하소연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말해 준다.
뿐만아니라, 또 다른 교사는 ‘우연한 기회에 하동에 왔다가 하동이 너무 좋아서 하동을 자원해 왔는데 하동의 학생들을 겪어 보고는 하루 빨리 하동을 떠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단은 일부의 학생들이라는 전제를 하고는, 아침 등굣길에서부터 시작되는 도저히 학생답지 않은 행동들은 여지없이 학교의 교실안으로 이어진다.
귀에는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도 들리지를 않아 보이고, 교복은 무엇 때문에 맞춰서 입은 것인지 벗어 젖히는 것이 일쑤고, 교사는 교단에서 힘든 수업을 진행 하느라 진땀을 흘리는데 학생은 양말 벗은 발을 책상 위에다 올린채 똥폼(?)을 잡고, 수학시간에 책을 꺼내라는 교사의 말에 수학책은 안가져 왔는데 그냥 영어 책으로 하면 안되냐는 기막힌 학생이 있고, 하루 일과의 시작에서부터 책가방 속 책들은 엎어져 자는데 필요한 베개가 되고, 책가방을 둘러멘 등하굣 길의 남.여 학생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스럽게 입맞춤을 해 대고, 늦은 저녁 인적이 드문 시가지 골목에는 먹지도 못하는 술에 만취가 되어 허느적 거리며 그저 폼 뿐인 담배를 물고는 거리를 방황하는 학생들도 너무 흔하게 보인다.
작은 시골이라 눈을 조금만 크게뜨면 이같은 모습들은 금세 한눈에 들여다 보이고, 결국에는 그 아이가 내 자식 인 것을 누구도 제지하는 어른들은 없다.
그동안 하동은 이렇듯 방치 해 왔고, 결국 어른들이 하동의 미래를 포기하고 말았다.
하동의 교육 현장의 현실이 이런 가운데 아마도 7~8년전 쯤, ‘내 고향의 학교를 보내자’고 하동군이 범 군민적인 운동으로 추진 할 그 즈음에 군 관내의 중학교를 졸업한 어느 학생이 학교 관계자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근 타 지역의 명문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런데 타 지역의 학교로 떠나던 그 학생이 말했다.
‘조상 대대로 살아 온 하동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졸업을 하고는 정말 어렵게 타 지역이지만 명문학교로 진학을 해 가는데 축하는 받지 못하고 오히려 무슨 죄인 취급을 당해야만 했다. 이런 고향에 무슨 미련이 남아서 훗날 하동을 기억하겠느냐?’고 했다.
덧붙여, ‘반면에 도시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공부를 하다가 계산 된 어떤 욕심에서 잠시 하동으로 전학을 와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거나 특혜를 받아 명문대학에 진학 할 경우는 지나칠 정도로 혜택을 준다. 하지만, 은근슬쩍 들어 와 결국 어떤 목적을 달성한 그들은 떠나고 나면 두 번다시 하동을 기억 하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