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에서 총동창회 행사가 열렸다.
칠순을 넘긴지 이미 오래인 원로들에서부터 지금의 나이어린 재학생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세대를 뛰어넘어 동문들이 하나가 되어 모였다.
천진난만(天眞爛漫)한 모교의 어린 후배들은 아버지‧어머니, 할아버지‧할머니 뻘의 선배님들을 환영하여 아름다운 선율로 합주를 보이면서 까지 맞았다.
모든 것들이 좋았다.
푸짐한 먹거리에 이날 동창회 주관기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잔치에 참석한 동문들을 진심을 다해서 맞았다.
그런데, 기다리던 본 행사가 시작이 되어지자 곳곳에서 볼썽사나운 모양새들이 연출이 되었다.
해당 초등학교 관악부 어린이들의 합주에 맞춰서 국민의례가 시작이 되었는데 그 어린이들의 선배인 듯 총동창회 행사장을 찾았던 중‧고등학생들은 예를 갖추기는커녕 오가며 장난을 치고 먹을 음식이나 챙기는 등 막무가내식의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의례적으로 동네 잔치만 해도 내빈 소개에다 들어주는 이 없는 축사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 버리고, 이로인해 시작에서부터 잔치의 흥을 깨버리는 경우가 우리들 하동사람들의 일상에서는 부지기수(不知其數)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해당 초등학교의 총동창회에서는 사회자가 내빈들 소개에 이어서 동문 소개가 이어질 즈음에 한 동문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짜고짜 사회자를 향해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직 소개가 되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인 듯 한동안 그칠 줄 모르는 추태는 지속 되어졌고, 그로인해 진행에 지장이 초래 될 수 밖에 없었다.
사회자는 원로 선배님들부터 소개를 하기 때문에 순서가 있어서 아직 소개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거듭 상황 설명을 해 주었지만 그야말로 막무가내였다.
어떤 이유에서 건, 존경하고 싶은 선배님들을 환영하겠다며 고사리 손으로 오랜기간 악기들을 연습해 자랑스럽게 뽐내고 싶었을 어린아이들은 공포스런 분위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같은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한 선배 동문이 술에 취해서 볼썽 사나운 추태를 부리는 것도 아니었으니, 어린 후배들의 실망은 오죽했을까.
그 나이를 먹도록 여전히 철이 들지 못한 듯, 무분별하게 한 행동을 보면서 과연 아이들은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